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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수리하다 1602년 상량묵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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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과정 관련 정보 쓴 기록

상량 시기·목수들 이름 적혀 있어

내부 천장서 단청도 새로 발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종로구청과 함께 지붕보수 공사 중인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에서 1602년 기록된 상량묵서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상량묵서는 목구조의 최상부 부재 종도리(서까래 밑에 가로로 길게 놓이는 도리 부재 중 제일 높은 곳에 놓이는 부재)에 묵으로 건축 과정 관련 정보를 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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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보수 공사 중인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에서 발견된 1602년 기록된 상량묵서. (사진=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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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부터 진행 중인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 지붕보수 공사 과정에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조선 시대 건축역사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지붕 해체 과정에서 18m에 달하는 단일 목부재로 제작한 평고대(추녀와 추녀를 연결하는 가늘고 긴 곡선 부재로 한옥의 자연스러운 처마 곡선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재)가 확인됐다. 이번에는 종도리 하부에서 상량묵서 기록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상량묵서에는 1602년 10월 26일에 상량했다는 내용과 목수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이와 관련해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대성전은 1407년 재건됐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소됐다 선조 35년(1602년) 7월 중건 공사를 끝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국립유산청 관계자는 “두 기록 간 몇 개월의 오차가 있고, 목수와 관련해서도 당대 국가적 건축공사를 담당했던 숙련된 솜씨의 장인들임에도 아직 다른 기록에는 같은 이름을 발견할 수 없어 향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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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된 ‘서울 문묘 및 성균관’대성전 지붕 내부 천장. ①은 이번 해체 과정에서 확인된 옛 단청이며 ②는 현대에 보수된 단청이다. (사진=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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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붕 해체 과정을 통해 대성전의 내부 천장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단청도 발견됐다. 향후 전통단청 안료와 문양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숙종 30년(1704년) 대성전에 박쥐가 살면서 건물 내부를 더럽히자 이를 막기 위해 반자를 설치했다고 전해진다. 반자 내부의 단청은 숙종 이전에 시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성전은 그동안 여러 차례(1869년, 1971년, 1973년, 1991년, 2001년) 수리 공사를 진행했으나 그 과정에서 상량묵서가 발견됐다는 기록은 없다. 숙종 이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단청이 그대로 종도리 부재에 남아 있어 이번에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한다.

현재 도리 해체 단계에 있는 대성전 보수공사는 2025년 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매주 목요일 수리 현장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현장 참관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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