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0 (금)

검찰 수사팀, 오후 8시쯤 지휘부에 "명품백 조사 준비 들어갑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원석 검찰총장 (왼쪽),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오른쪽)


김건희 여사를 소환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조사 준비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지휘부에 당일 오후 8시 전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지검장이 수사 지휘권자인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시간과 3시간 넘게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사 준비를 시작하더라도 실제 조사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한 데다, 조사 장소의 특성상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황 등을 고려하다 보니 보고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이같이 시간이 지체된 경위에 초점을 맞춰 진상 파악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검사들은 지난 20일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를 마친 뒤인 오후 7시 40분∼8시 이 지검장 등 지휘부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 조사에 들어간다고 보고했다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지검장이 이 같은 사실을 대검찰청에 보고한 시각은 오후 11시 16분쯤으로, 수사팀이 보고했다고 밝힌 시각으로부터 3시간 30여 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수사팀 검사들은 자신들의 보고로부터 이 지검장의 대검 보고까지 이 같은 공백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수사팀 검사는 최근 이 지검장에게 "아귀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면서 "왜 11시 넘어서 보고했느냐"고 항의 섞인 의구심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중앙지검은 보고가 지연된 것은 변수가 많은 당시 상황상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입장입니다.

먼저 조사가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경우 이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돼 있어 보고 대상이 아니었고, 명품가방 수수 의혹 조사가 시작된 후 보고할 방침이었는데 현장 상황이 불확실했다는 것입니다.

명품가방 의혹 수사팀에서 지휘부에 오후 8시쯤 "조사 준비 들어간다. 연락이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보고를 했는데, 조사 장소인 경호처 부속 청사가 통신이 제한돼 이후로는 연락이 두절됐다고 합니다.

이에 김 여사 측이 실제로 명품가방 의혹 조사에까지 동의할지 불분명한 상황이던 만큼 조사가 성사됐다는 확신이 들 만한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지휘부 상의 끝에 보고를 결정했다는 것이 중앙지검 측의 설명입니다.

대검 감찰부는 중앙지검의 설명처럼 보고가 늦어진 데에 납득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상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당시 보고 계통에 있던 지휘부를 상대로는 구체적인 당시 상황과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리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선 수사팀이 '사후 보고'에 동의했는지 여부도 진상 파악을 통해 가려볼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팀 검사들은 사후 보고에 동의했느냐는 주변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몰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중앙지검은 애초에 사후 보고는 일선 수사팀이 동의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조사 장소와 방식 등은 수사팀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지만, 총장 보고 시기는 전적으로 지휘부가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이 지검장은 왜 보고가 늦어졌느냐고 묻는 수사팀 검사에게 "내가 그때 그렇게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밖에도 대검 감찰부는 이 총장이 중앙지검에 '김 여사 측에서 제3의 장소 조사를 요청할 경우 즉시 보고하고 상의할 것'을 당부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은 점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지검장은 전날 수사팀 검사들과 오찬을 하려 했으나 안팎의 뒤숭숭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앙지검 측은 오찬이 취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항의나 불만의 표시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