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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제 22대 총선

'총선민심 받든다'지만…'당심-민심' 괴리에 깊어지는 野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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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지지율 하락한 野…전대 잡음에도 상승한 與

다수의석 바탕으로 '총선민심' 수행했지만 "민심과 다르다" 지적

이재명 '일극'에 관심 못받는 野 전대…김두관 막말도 비판

최고위원 1위도 '공격수'가 질주…'중도 관심사안' 토론은 '정쟁 현안'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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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두관, 김지수, 이재명 당 대표 후보.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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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전당대회를 치렀음에도 여야의 지지율 추이가 상반되는 추세로 흐르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일극체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등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예견된 만큼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기는 했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지율 하락세가 예상 외로 크기 때문이다.

이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쏠림' 현상과 야당의 강공 일변도인 국회 상황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중도층을 겨냥한 움직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선 압승에도 與에 밀리는 민주 지지율…거침없는 행보에 "부담감 느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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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8~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33.2%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42.1%로 민주당보다 8.9%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4.1%p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1.8%p 하락했다. 양당 간 격차인 8.9%p는 오차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오차범위 밖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10주 만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민심을 다소 잘못 읽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얻은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추진 중인 각종 입법 등 정치 행보가 반감을 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단독 170석, 범야권 192석을 바탕으로 원내 주도권을 활용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위원장을 가져감으로써 당론 법안 처리에 속도감을 더하는 한편, 운영위원장도 차지해 대통령실 또한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 아직 국회 개원식을 치르지 못한 상황임에도 해병대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법을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비롯해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 특별법, 노란봉투법 등의 본회의 처리도 앞두고 있다. 법사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청문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는 한편으론 시원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려를 낳을 수 있는 행보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인해 최종적으로 폐기됐던 법안들을 다시 추진하고, 그간 풀리지 않았던 각종 의혹에 대해 속도감 있게 접근함으로써 지지층에게 '정치 효능감'을 주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여야 간 극심한 갈등, 일부 상임위원장의 과도한 회의 운영 등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당이 옳다고 판단해 추진했고,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소수 여당에 대한 배려 부족, 잡음 등이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일극체제'에 막말 논란까지…與와 달리 실종된 '컨벤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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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지수(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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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지율 하락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 실종이 꼽힌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이재명 후보의 연임을 축하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제기됐다. 특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총선 공천 개입' 논란, '패스트트랙 재판 청탁' 논란 등으로 이전투구 양상을 띄며 과열된 탓에, 상대적으로 건전한 전당대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나왔다.

하지만 기대와는 정반대로 전당대회가 진행될수록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높아진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낮아지자, '이재명 대세론'이 지나치게 확고하다 보니 오히려 외연 확장에는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같은 대세론이지만 결선투표가 치러지느냐 마느냐에 관심이 모이게 하는 한동훈 후보의 지지율과 달리, 이 후보는 시작부터 압도적인 득표율로 독주를 하고 있다.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82.5%를 얻은 이 후보는 이후 내내 90%가 넘는 표를 얻으며 91.7%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재명 일극체제'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며 도전장을 내민 김두관 후보의 행보 또한 외연 확장을 방해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지난 당 대표 선거 출마식에서 종합부동산세의 재검토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중도 표심을 소구해보겠다는 이 대표의 행보에 김 후보 측은 당의 근간을 흔드는 '우클릭' 행보라며 당 대표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최근에는 SNS에 "연설도 듣기 전 표만 찍는 기계로 당원을 취급하면서 민주주의를 판매하는 행위", "'집단 지성'이 아니라 '집단 쓰레기'로 변한 집단은 정권을 잡을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된다"며 경선 과정을 비판했다가 지나친 언행이라는 비난을 샀다.

강성지지층의 '공격수' 선호 현상도 부담…중도 민심 잡을 당내 토론은 '요원'


지나친 '공격수' 선호 현상 때문에 중도 민심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예상을 깨고 원외인 정봉주 후보가 유일한 20%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스스로를 "민주당 최전방 공격수"라고 지칭해 온 정 후보는 "정봉주의 공격수 유전자는 오로지 윤석열을 향한다"는 메시지 등을 통해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이미 여러 상임위에서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공격수를 자처하며 강도 높게 여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원외 공격수까지 최고위원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강공 일변도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 후보의 그간의 삶의 궤적이나 당에 대한 헌신, 인지도, 친명(친이재명) 일색인 후보군 등을 고려하면 정 후보가 1위를 달리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도 최고위며, 원내회의며, 상임위며 모두 정권 압박에만 몰두하고 있는데, 정 후보가 수석최고위원이 되면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지지율 정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효성과 효능감이 있는 민생 정책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원들만 즐거운 전당대회나 정치가 아닌,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민생회복 특별법에 속도를 높이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종부세 검토와 같은 세제 개편 등 다른 법안에 대한 토론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내 이견이 적지 않은 데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 법사위의 윤 대통령 탄핵 청원 2차 청문회, 민주당 당론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등 여야 간 극심한 정쟁이 예상되는 현안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의 최근 상황을 봤을 때 이 후보가 세제 개편 등에 대한 논의를 꺼내 든 것도, 토론을 해야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면서도 "정식 의제가 되면 반대 의견이 적지 않게 제기될 것이고, 여러 현안도 있어 논의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조사됐으며 응답률은 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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