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투표율 48.51%…지난 전대 6.59%p 하락
'자폭 전대'에 유권자 외면…각 후보 셈법 '치열'
"'어대한' 형국 바뀌었다" vs "대세 지장 없어"
"'한동훈 바람' 건재 vs "과반 힘들것" 전망도 갈려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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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제 4차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이 지난해 3차 전당대회를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중량급 인사들의 참전으로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후보들 간 볼썽사나운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며 결국 유권자들의 투표를 주저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각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22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마지막 까지 투표율은 당원 선거인단 84만1614명 중 40만8272명이 참여한 48.51%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3·8 전당대회 투표율(55.1%)보다 6.59%p 낮아진 수치다.
각 후보들이 전대 기간 내내 투표 독려에 나섰음에도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은 '자폭 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했던 후보 간 공방이 토론회·합동연설회를 가리지 않고 계속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세는 한동훈 후보에게 집중됐다. '어대한' 분위기 잠재우기에 나선 것이다. 레이스 초반 경쟁자들은 한 후보가 지난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하며 김건희 여사의 사과 의사가 담긴 문자를 고의적으로 무시했다는 점을 집중 공략했다. 여기에 한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고 '대통령실발 당무개입·국정농단'이라고 맞받으며 파장은 커졌다.
중반부에는 한 후보의 '총선 사천 논란'이 전대판을 뒤덮었다. 원희룡 후보를 중심으로 한 후보가 총선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가족과 상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한 후보는 이를 두고 '근거없는 마타도어'라며 "사실이면 정계 은퇴를 할테니 원 후보는 무엇을 걸 수 있느냐'고 하는 등 방송토론회에서 양측은 정면 충돌했다. 이에 전대 선거관리위원회가 양 캠프에 경고 공문을 발송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종반부에는 한 후보가 '나 후보가 본인 장관 시절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 부탁했을 때, 이를 '사적 부탁'으로 여겨 거절했다'고 말해, 이른바 '공소 취소 요구 폭로'가 당 내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폭로전이 가열되면서 당원들이 이번 전대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당원들의 축제'라고 하는 것이 무색해진 꼴"이라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 역시 "국민의힘 당원들이 이번 전대에 대해 굉장히 실망을 많이 했다"며 "후보들의 흠결이 드러나면서 '어느 하나 찍을 사람이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종 투표율 결과를 받아든 각 주자들은 일단 낮은 투표율이 본인들 당권 가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후보를 뒤쫒는 주자들은 그의 과반 저지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됐다고 본다. 나 후보 측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후보 측에서 투표율이 65% 이상 넘어가면 1차에서 끝난다고 했었고, 높은 지지율이 나올수록 한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했었다"며 "지금 7%(3일차 투표율 기준) 정도 차이가 나는데, 한 후보 측 캠프 주장과 반대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보다는 (한 후보에게) 좀 불리한 형국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대세' 한 후보는 투표율이 별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 후보 측 정광재 대변인은 같은 인터뷰에서 김 후보의 말에 "후보 별로 해석은 자의적인 것"이라면서 "워낙 처음부터 '어대한'이라는, 지지율 격차가 크다 보니까 언더독을 지지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또 "지난해 3차 전당대회 득표율 55%는 이례적 수치였다"며 "당시 김기현 후보가 50%를 넘는지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 됐었기 때문에 조직표가 상당히 동원된 것으로 본다"며 '대세론'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분석도 엇갈린다. 이 평론가는 '낮은 투표율에도 한 후보 과반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 후보를 저지하기 위해 나머지 세 후보도 당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겠느냐"며 "그것 치고는 투표율이 너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표율이 50%대 정도가 되면 세 후보의 조직력이 한 후보의 '바람'을 이겼다고 볼 수 있을 텐데, 이 정도(최종 투표율)로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반대로 박 교수는 "투표율 결과는 분명 한 후보가 1차 과반을 하는 데는 악영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 내 기반이 약한 한 후보 특성상 바람이 불어 표가 몰려야 하는데, 이것이 현재로선 어려워진 것 아니겠냐"며 "1차에서 한 후보가 50% 이상 득표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결국 일반 여론조사 20%가 합산되는 만큼 당선은 무난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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