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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사우디, 이스라엘 ‘예멘 공습’ 묵인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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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예멘을 직접 타격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재보복에 나서며 혼란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분쟁에 휘말리는 모습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자제를 촉구했지만 이스라엘과 ‘저항의 축’의 확전 우려는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는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예멘 공습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이 예멘 북부 항구도시 호데이다를 공습한 직후 ‘사우디가 이 작전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이런 의심이 나온 것은 이스라엘에서 호데이다까지의 거리가 약 200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이 최신예 F-35 전투기를 비롯해 F-15, 정찰기 등을 동원해 호데이다 항구의 정유 시설 등을 타격하며 공중 급유기까지 출격시킨 이유다. 이스라엘군이 어느 항로를 이용했는지 밝히지 않았음에도, 전투기 편대가 이스라엘과 예멘 사이에 위치한 사우디 영공을 가로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우디가 작전 계획을 알면서도 묵인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전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을 묵인했다’는 비판을 모른 척 넘길 수도 없다. 중동의 맹주 지위도 있지만, 자칫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사우디는 2014년 예멘 내전 발발 이후 정부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지만, 2022년께 ‘중재자’로 선회한 이후 후티와 적극적으로 회담에 나서왔다.

예멘 공습과 관련해 민간인 피해 보도가 잇따르며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예멘 호데이다 항구와 그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공습에 우려를 표한다”며 “모든 당사자가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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