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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후끈 달아올랐던 공모주 투자 열풍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일부 새내기주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며 '공모주 불패' 신화에 균열이 일면서다. 기업공개(IPO)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스팩을 통한 우회 상장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에스엠씨지, 에르코스, 센서텍 등 기업 3곳이 '스팩 소멸합병'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스팩 상장을 위한 예심 청구는 지난 6월 1건, 5월 2건에 그쳤던 바 있다.
스팩 소멸합병은 비상장사인 합병 대상 회사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스팩이 소멸하는 방식이다. 반대 개념인 '스팩 존속합병'과 달리 사업자 번호를 바꾸거나 4대 보험, 매출처 등록을 새로 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적다.
특히 에르코스와 에스엠씨지는 키움증권이 2014년 레드비씨(현 SGA솔루션즈) 이후 약 10년 만에 스팩을 통한 상장 주선에 나선 기업이어서 눈길을 끈다. 키움제6호스팩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영유아식품 기업 에르코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약 24%, 96% 늘어난 330억원과 31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제7호스팩과 합병에 나선 에스엠씨지는 1998년 설립된 화장품 유리용기 제조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전년 대비 약 18%, 10% 늘어난 374억원과 27억원을 올렸다.
신규 스팩 상장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키움스팩9호(공모금액 60억원)와 교보스팩16호(116억원)가 각각 이달 23~24일과 29~3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이에 더해 KB제30호스팩, 신한제14호스팩, 유진스팩11호가 이달 신규 상장을 위한 예심을 청구했다.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포함한 각종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대신 자산과 수익을 비롯한 절대가치를 기반으로 합병 비율과 가액이 결정된다. 따라서 공모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다. 또한 직상장 대비 빠르게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스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스팩은 상장 이후 3년 동안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면 자동 상장폐지된다. 다만 상폐되더라도 투자자들은 공모가인 원금에 3년간 이자를 더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향후 우량 기업과 합병하면 큰 폭의 주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에 스팩에 투자하려는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오는 25일 상장하는 SK증권스팩13호는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197.4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NH스팩31호 역시 1123.4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2023년에 상장한 스팩이 아직 다수 존재하는 만큼 올해까지는 스팩 합병 상장 기업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스팩 합병 대상 기업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꾸준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스팩 합병 기업이 미래 영업실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추정한다며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도 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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