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농약 사건’ 할머니 5명 중 3명 상태 호전”…수사 속도날까

의식 찾은 3명 중 1명은 대화 가능할 정도로 회복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연합뉴스

지난 15일 경북 봉화군에서 농약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한 5명 가운데 3명의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봉화읍 한 여성경로당에서 살충제 성분의 커피를 마신 할머니 중 A(65)·B(75)·C(78) 할머니 3명이 의식을 되찾았다. 이 중 C씨는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호전돼 조만간 일반병실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른 2명도 의식은 돌아왔지만 정상적인 대화를 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사건 당일 심정지가 왔던 D씨(69)는 상태가 여전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8일 자택에서 안동병원으로 옮겨진 E씨(85)는 한때 심정지가 왔다가 호흡을 되찾았지만 현재는 의식저하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의식이 돌아온 환자들의 상태를 지켜보고 차례로 진술받을 방침”이라며 “뒤늦게 쓰러진 80대 여성의 집에 대해서는 따로 감식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마신 것으로 파악된 커피와 농약성분이 검출된 경로당 내 용기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피해자들의 위세척 내용물에서는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등 2가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앞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여성경로당에서는 초복이었던 지난 15일 회원 41명이 점심에 한 음식점에서 오리불고기 등 보양식을 먹고, 경로당으로 옮겨 커피를 마신 할머니들 중 4명이 호흡곤란 등으로 중태에 빠졌다. 3명은 첫날, 1명은 이튿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의 위세척액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또 3일 뒤인 18일에도 80대 할머니 1명이 같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위세척물에서 같은 농약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조만간 피해 할머니들을 면담한 후 구체적인 조사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경찰관계자는 “여러 진술이 있지만, 진술 내용만을 가지고서는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다”며 “진술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기자 k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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