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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피격 사건 이후 재집권 기대감이 높아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이 글로벌 자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일명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의 수혜 여부에 따라 섹터·자산별 수익률 격차가 확연하게 나타나면서다.
다만, 11월 미 대선 맞상대였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격 후보 사퇴로 인한 변동성이 금융투자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트레이드’의 가장 큰 수혜주로는 가상자산이 꼽힌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이 있던 지난 13일(현지시간)보다 하루 앞선 12일 종가 대비 전날 종가까지 16.62%(5154만→9509만6000원)나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과정에스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될 것이라며 각종 규제 완화를 공언한 데다,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미국 역사 최초로 비트코인을 보유한 정·부통령 후보일 정도로 친(親)가상자산 인사란 사실이 부각되면서다.
미 증시에선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가 지난 12일 종가 대비 19일 종가까지 1.68%(2148.27→2184.35) 상승했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론 이틀 전 대비 5.37% 상승한 2263.67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해 미국 내수 시장에 우선 가치를 두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상으로 기술주에서 중소형주로 순환매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규제 완화가 예상되는 은행주, 헬스케어주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빅테크주와 전기차 관련 2차전지주 등의 주가가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 반도체 회사 TSMC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은 데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우려와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등이 이어지면서다.
미 증시 주요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8.80%나 하락했고, 이런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3.65%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서도 ‘KRX 반도체 TOP 15’ 지수가 4.78%나 떨어졌다. 엔비디아·TSMC 대표 관련주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폭은 10.09%에 달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도 4.94%나 하락했다.
전기차 산업 위축 우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 공언까지 더해지며 주요 수출주인 현대차(-4.79%), 기아(-4.12%) 등이 담긴 ‘KRX 자동차’ 지수도 3.94%나 내려 앉았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인 당분간 ‘트럼프 트레이드’에 무게를 두면서도 미 증시 휴장일인 21일(현지시간) 발생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전격 사퇴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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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들어 반등세를 시작, 4월 23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지나 볼빈 볼빈 웰스매니지먼트 그룹 대표는 “바이든의 후보 사퇴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트레이득 정점을 통과하는 가운데 민주당 후보 교체 이슈가 불거졌고, 당분간 이목이 민주당 새 후보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1순위인 해리스는 현재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인 만큼 ‘바이드노믹스(바이든 행정부 경제 정책)’를 연장해 나갈 것이란 시장 기대가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지난주 급락세를 보였던 반도체, IT,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바이든 행정부 수혜주들이 당분간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트럼프 트레이드’란 금융투자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엔 민주당 후보 교체 이슈가 역부족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63%에 이르렀다.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은 29%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폴리마켓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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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가 자산시장을 뒤흔들 “깜짝 발표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TV 토론,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공화당 전당대회 등을 거치며 계속 이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가 뉴욕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등에 이미 반영된 상태란 점에서다.
실제로 업비트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의 후보 사퇴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 3시께 9400만원 대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9200만원대까지 급락했지만, 곧바로 복구돼 9500만원 전후에서 거래 중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포기가 늘어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투표가 재차 증가한다면 ‘트럼프 트레이드’도 확고해질 수 없겠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높고 중기적으로 봤을 때 ‘트럼프 트레이드’가 재차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 직후인 2016~2018년 사례보다는 무역분쟁이 본격화됐던 2018~2019년 사례로 금융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시엔 주식시장 부진, 금리 하락, 달러 강세 등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주목받고 있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트럼프 집권 1기인 2016년에도 발생했지만, 단기 효과에 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6년 대선 이후 한 달 동안은 러셀 2000 지수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기술주 상승률을 앞질렀지만, 트럼프 1기(2016~2020년) 전체로 기간을 늘려보면 러셀2000(42.4%)의 상승률을 기술주(165.4%)와 S&P500(71.73%)이 크게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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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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