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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김경진의 CX 트렌드]< 9>브랜드 팬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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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김경진 HSAD 신사업추진 담당


팬덤은 어떤 대상의 팬이 모인 집단을 뜻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이성적 논리보다는 감성에 다소 치우쳐 어떠한 대가나 본전을 바라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팬덤 문화가 연예인이 아닌 브랜드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 마케팅 수단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팬덤 마케팅은 브랜드가 해당 브랜드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며 이에 공감하는 열정적인 고객과 함께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형성하는 마케팅을 뜻한다.

몇 년 전 영국 BBC방송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슈퍼 브랜드의 비밀'에서 애플 팬들의 뇌를 MRI로 스캔한 결과, 애플 기기들을 보여줬을 때 뇌의 특정 부위가 밝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독실한 신도들에게 신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시했을 때 뇌가 반응하는 현상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팬덤을 형성한 고객들은 자발적으로 브랜드 활동에 참여해 아낌없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기꺼이 브랜드의 장점을 퍼트려 브랜드의 문화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집단으로 영향력을 형성해 브랜드를 대변하고 중요한 이슈의 시점마다 목소리를 내는 등 보다 넓은 영역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개입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전개하기도 한다.

다만, 기존 브랜드가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선제조건이 있다.

먼저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비전 및 아이덴티티가 확보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핵심 가치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관되게 친환경을 지향하는 제품 생산 및 서비스의 라인업을 제공하거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사회 공헌적 고객 가치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의 형태 및 디자인에 관계없이 가치소비를 하는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다.

친환경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핵심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고객 라포를 형성했다. '인간과 환경 모두에 이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것' 이라는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한 파타고니아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광고 캠페인을 통해 환경보호에 대한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온전히 반영시켰다. 브랜드의 철학과 실제 행동을 일치시킨 활동들을 꾸준히 전개한 파타고니아는 대중들에게 환경에 대한 진심을 진정성 있게 전달함으로써 대중을 팬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또 다른 선제조건으로는 팬덤을 경험하지 못한 고객들의 자발적 팬덤 참여 유도를 들 수 있다. 팬덤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인 '소속감'에 대한 욕구를 이용하는 것이다. 팬덤을 경험한 고객들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미처 팬덤을 경험하지 못한 고객들은 소속감에 대한 결핍을 느끼게 함으로써 팬덤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와 브랜드가 밀접하게 소통하면서, 때로는 고객이 브랜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주인공이 된 고객은 브랜드와 연대감을 느껴 자발적 공유자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고객은 '소속감'에 대한 상대적 결핍으로 팬덤 참여 욕구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팬덤 구축을 위한 선제조건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예측하는, 즉 고객에 대한 진정성 있는 관심의 지속성과 일관성이다.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가 고객을 향해 있는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늘 살펴보고 반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경진 HSAD 신사업추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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