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전공의 사직 처리를 완료해 정부가 사직 규모를 발표한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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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공의 모집과 의사 국가시험 접수가 22일 시작된다. 전공의와 의대생들 모두 지원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해 의사 인력 배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 설명을 보면,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22일부터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을 받은 후 다음달 면접 등 채용 절차를 거쳐 9월부터 수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수련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수련 도중 사직한 전공의들은 1년 내 동일 과목과 연차에 복귀할 수 없지만, 정부의 특례 적용 조치로 올해는 복귀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많은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에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다 같이 지원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납득을 하지 못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일을 할 수 없다며 나갔기 때문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원하는 전공의들은 의견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지원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만약 이번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사직 전공의들은 빨라야 내년 9월에나 수련을 재개할 수 있다. 정부가 행정명령이 철회된 6월4일 이후 사직서 수리 효력이 발생한다고 했기 때문에 1년이 지난 내년 6월 이후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일부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하반기 전공의 교육을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후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후반기 전공의에 지원하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런 의사를 미리 밝힌다”고 전했다.
이달 22~26일 접수를 받는 국시에도 의대생들 대부분이 응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전협)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5년도 국시 응시 예정자인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응답자 중 95.52%인 2773명이 국시 접수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 한 의대생은 “우리는 수업을 받지 못했고, 학위 등록 요건을 필한 자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국시를 안 보는 게 아니라 못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들이 국시를 치르지 않을 경우 매년 약 3000명 배출되던 신규 의사 공급이 끊기고, 향후 전문의 배출에도 연쇄적으로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대형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전공의들이 사라질 뿐 아니라, 전문의 배출도 밀리게 된다.
지난 15일까지 복귀도 사직도 하지 않은 전공의 4700여명의 처지도 곤란해진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15일까지 각 수련병원들에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완료해달라고 했으나, 전체 1만3531명 중 4716명(34.9%)이 복귀나 사직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전공의들이 병원 연락에 응답하지 않거나, 수련병원들이 정부에 결과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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