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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한동훈 ‘입 리스크’에도 ‘어대한’?… 與 전대 결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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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모바일 투표율 간신히 40% 넘어

나경원 “韓, 나오지 말았어야 할 후보”

원희룡 “韓, 비열하게 혼자 빠져 나가려”

‘65% 목표’ 한동훈 “꺾이지 않고 화합”

‘폭로 여파’에도 韓 1차서 끝내기 가능할까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 당원 모바일 투표가 20일 마감됐다. 대세론을 형성해온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입 리스크’가 막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때 치러지는 결선투표 가능성에 관심이 주목된다.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모바일 투표 마감 결과 당원 선거인단 84만1614명 중 34만61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투표율은 40.47%로, 지난해 3·8 전당대회 당시 모바일 투표율 47.51%보다 7.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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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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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라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높은 투표율이 예상됐지만, ‘자폭 전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보 간 비방·폭로가 이어지면서 투표를 포기하거나 보류한 당원들이 늘어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는 21~22일 ARS 투표가 실시된다. 이 기간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진행된다. 당원 투표 80%·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한 득표율은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통해 28일 차기 당대표 선출이 확정된다.

관심은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어대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대 국면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던 한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다. 당내에서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된 논란이 미칠 영향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려는 민주당을 저지하려다 나 후보(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당직자 총 27명이 기소된 일이다.

당 관계자는 “당의 아픈 상처를 건드린 건 큰 실수다. 한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을 제대로 알고 말한 건지 의문”이라면서 “당연히 표가 떨어질 것이고, 50%를 넘기지 못해 결선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와 가까운 한 국민의힘 의원은 “(그 얘기를) 안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크게 의미를 두긴 어렵다”면서 “1차 투표에서 끝나는 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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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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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후보들은 저마다 지지를 호소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가장 적극적인 건 투표율 65%를 목표로 잡은 한 후보 측이다.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약하지만 대중적 인기가 높은 한 후보 측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투표율이 낮을 경우 전통적 지지층인 당원들의 조직표 영향력이 커져 다른 후보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한 후보는 모바일 투표가 마감되기 2시간 전인 이날 오후 3시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변화와 개혁은 언제나 기득권의 강한 저항에 부딪힌다. 저는 꺾이지 않겠다. 그러면서도 화합하겠다”며 “마지막 한 표만 보태주시면 사흘 후 23일 승리 소식을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이날 정오와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전날 오후에도 지난해 전당대회보다 투표율이 낮다며 투표를 당부했다. 한 후보는 4·10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경쟁 주자들은 ‘반(反)한동훈’ 정서를 자극하며 당심을 두드렸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발언과 인식이 민주당, 조국당 판박이다. 패스트트랙 투쟁 동지를 ‘범법자’ 정도로 보고 있고, 그러니 ‘처벌받아도 싸다’는 식”이라며 “역시 나오지 말았어야 할 후보다. 잘못 투표하시면 당에 분란이 끊이질 않고 결국 쪼개질 위험마저 크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도 “자기 혼자 빠져나가려는 비열한 모습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통탄하고 있다”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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