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대상과 같은 부패 저질러"…금품 건넨 SPC임원은 징역 1년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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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SPC 그룹에 수사 정보를 흘려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검찰 수사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공무상 비밀 누설, 부정처사 후 수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찰수사관(6급) 김모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천500만원, 추징금 443만8천200원을 선고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김씨로부터 수사 정보를 받고 대가를 건넨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SPC 전무 백모 씨에겐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백 전무가 김씨에게 건넨 금품과 향응 혐의액 620만원 중 443만여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수수한 뇌물 액수는 500만원이 채 되지 않지만, 3년 가까이 자신이 수사한 기업 임원과 수시로 연락하며 광범위한 수사 기밀을 누설했다"며 "내부자 외에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정보를 전달한 점을 고려하면 뇌물 규모와는 별개로 죄책이 엄중하다"고 질책했다.
이어 "김씨는 백 전무에게 농담조로 '퇴직 후 SPC로 전직하는 것도 염두에 뒀다'고 말했는데, 수사 대상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게 정녕 옳은 태도인가"라며 "수사 대상과 마찬가지의 부패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질타했다.
백 전무에 대해선 "다른 사람이 얻기 어려운 정보를 김씨에게서 얻어 그룹 내 자신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목적으로 행동했다"며 "사적 목적을 위해선 공직을 매수해도 된다는 성향을 드러내 엄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씨는 2020년 9월부터 작년 6월까지 60여차례에 걸쳐 SPC 측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 압수 범위·집행 계획, 수사 진행 상황, 내부 검토보고서 등 수사 기밀을 누설하고 62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씨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혐의 수사를 담당하는 부서 소속이었다.
허 회장 등은 2022년 1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2심 재판 중이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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