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장병들이 이동식 확성기로 추정되는 트럭 앞에서 작업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이 6년 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맞대응해 지난 9일 밤부터 310여개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띄워 보냈다. 북한 오물풍선 내부에는 폐지와 비닐 등 쓰레기가 들어있었으며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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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전날(18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새벽 4시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북한 풍선이 부양하는 시간에 맞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합참은 ‘북한 대남 쓰레기풍선 살포’ 관련 입장문을 내 “집중호우로 심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또다시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쓰레기를 살포할 여력이 있다면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도탄에 빠져있는 북한 주민들을 이용만하지 말고 먼저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확성기 방송은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의 일이다. 당시 북한의 3차 풍선 살포 직후 군 당국은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따라 중단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다. 이후 4~7차 도발 땐 “방송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렸다”고 경고만 한 채 확성기를 틀지 않았다.
지난달 9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부터 대남 오물풍선 330여 개를 살포했고 오전까지 우리 지역에 80여 개가 낙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왼쪽부터 서울 잠실대교 인근, 인천 앞바다, 파주 금촌동, 이천 인후리 밭에서 발견된 대남 풍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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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자는 이날 “그동안 인내하면서 북한에 자숙의 기회를 충분히 준 만큼 확성기 방송을 전격 재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7차 오물풍선 살포가 이뤄지던 지난달 27일 군 당국은 "북한이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최후 통첩을 보냈다. 그 사이 전방 전지역에는 군이 보유한 고정형 24개, 이동형 16개 등 40여개 확성기 설치가 완료됐다.
반면 군의 확성기 대응이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9~10일 4차 풍선 살포 때 군 당국은 확성기 방송의 재개 시점을 미루면서 북한이 이전과 달리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피해 유발에 집중하지 않았던 점을 주목했다. 풍선 내용물이 담배꽁초, 인분 등에서 폐지, 비닐 등 가벼운 쓰레기로 바뀌어 갔고 개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군 당국은 이날 입장문에 '오물풍선' 대신 '쓰레기풍선'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이번엔 군 당국은 북한 풍선의 도발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행동에 나섰다. 북한이 풍선을 띄우던 지난 10시간 전방 지역에 서풍으로 형성된 가운데 일부 남서풍이 불기도 해 200여개 중 40여개만 경기 북부에 떨어졌다. 내용물 역시 종이류에 그쳐 별다른 피해 상황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앞둔 지난달 9일 합동참모본부는 지난주 대북방송 실시 대비 실제훈련에서 확성기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날 군 당국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를 위한 이미 지난 주 방송 재개에 앞서 실제 훈련을 실시했고 방송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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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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