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왼쪽 두 번째)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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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조사했다. 공수처가 구명 로비 의혹 연루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전날 오후 이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대표는 임 전 사단장과 골프 모임을 추진했던 해병대 출신으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멋쟁해병'에 참가했다. 그는 이 채팅방에 들어가 있던 해병대 후배 김규현 변호사(공익제보자)와 지난해 8월 9일 통화하며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 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사실은 김 변호사의 공익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수사외압 사건의 피해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법률대리인이기도 하다.
야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하려 했고, 이런 시도가 채 상병 사망사건 혐의자 축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명의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이런 의혹을 증폭시켰다. 김 변호사는 17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우리가 대통령하고 김 여사를 결혼시켜줬다, 중매를 시켜줬다 이런 말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당시 통화는) 그냥 허세를 떤 것"이라며, 임 전 사단장을 위한 구명 활동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김 변호사가 임 전 사단장 구명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봤는데, 그러다가 "해병대 후배들 앞에서 과시하다 나온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는 공수처 조사에서도 구명 로비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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