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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검찰과 법무부

[단독] 경찰서간 "우리 사건 아냐" 핑퐁 어렵게 범인 잡고도 檢송치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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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건 고소장만 100건 넘게 접수했습니다. 1년 이상 범인을 추적해 검거했고 구속영장을 받아 송치만 하면 되는데 못 하고 있습니다."

한 경찰서 수사담당관은 공들여 범인을 검거하고도 사기 피해가 최초 발생한 지역 경찰서에서 발생원표를 승인해주지 않아 더 이상 일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경찰 내부망인 '현장활력소'에는 발생원표를 승인해주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발생원표는 사건을 접수한 경찰서에서 입건한 후 작성해 사건 발생 지역 경찰서에서 승인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 문제는 범죄 발생 지역 경찰서가 발생원표를 승인해주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 경찰이 새로 도입한 성과지표가 지목된다. 경찰은 올 들어 '사기범죄 검거율'이라는 성과지표를 도입해 전국 경찰서를 평가하고 있다.

검거율은 관할지역 내 사건 발생 대비 검거 실적을 따진다. 사건 발생 건수는 줄이고 검거 실적을 높여야 검거율이 올라간다. 다른 경찰서에서 수사하는 사건을 자신들의 관할 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면 검거율에 손해를 보는 구조다. 요컨대 '당신들이 수사하는 사건은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책임 회피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기 사건 발생 지역이 광범위하거나 지역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발생원표를 승인할 경찰서가 어디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이 경우 피의자 검거 등 실질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고도 종결짓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이에 경찰청은 "사기범죄 검거율은 하락 추세로 피해자 입장에서 검거율 제고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국 시도경찰청 의견 조회 후 세부 기준을 하달했다"고 말했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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