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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스토킹 살해 30대, 2심 징역 30년…유족 "교제 폭력 법안 통과 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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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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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을 스토킹 하던 중 법원이 내린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6-3부는 오늘(17일) 살인과 특수상해,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31살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당일 새벽 흉기를 상의 소매 안으로 숨긴 상태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비상계단으로 올라간 다음 은신해 있었다"며 "피해자가 출근을 위해 걸어 나오자마자 손목을 잡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너무 놀라 무방비 상태에서 누워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수회 깊이 찔러 즉사에 이르게 했다"며 "범행을 중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피해자 모친에게 흉기를 휘둘러 심각한 상해로 나아갔다"고 질책했습니다.

또 "피해자 딸은 6세 어린아이에 엄마를 하루아침에 잃었다"며 "피해자 모친은 범행 현장을 목격하고 막아보려 했으나 칼을 휘두르는 피고인을 미처 막지 못한 채 딸이 죽어가는 현장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살인 유형 중 비난동기 살인에 해당하고 계획적으로 살인범행을 저질렀으며 잔혹한 범행 수법을 특별양형인자로 고려한다"며 "원심이 선고한 징역 25년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피해자의 사촌언니는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에게 만족스러운 형량이란 있을 수 없다"며 "제가 이 재판이 끝나면서 가장 허무한 것은 열심히 싸웠지만 동생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발 앞으로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고 교제폭력 법안 통과를 빨리 해주시길 간청한다"고 호소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7월 17일 새벽 5시 54분 30대 여성 B 씨의 주거지인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B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테니스 동호회에서 만나 연인 관계가 됐고, B 씨의 소개로 같은 직장에서 근무 중이었습니다.

범행 당시 피해자 B 씨의 어머니도 A 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손 부위를 흉기에 찔렸습니다.

A 씨는 지난해 2월 B 씨를 상대로 데이트 폭행을 저질러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6월에는 B 씨로부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뒤 B 씨의 주거지 인근을 배회하다가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법원으로부터 같은 해 8월 9일까지 B 씨에게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내용의 잠정조치 처분을 받았지만, 이 명령을 어기고 한 달여 만에 B 씨를 찾아가 살해했습니다.

1심은 지난 1월 A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출근길에 갑작스럽게 공격받고는 저항도 못한 채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면서 "피해자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짐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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