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측 '표적 수사' 주장에 검찰 반발하며 언쟁
치안감 계급장 견장 |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승진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 치안감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광주지법 형사7단독(김소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치안감 등 피고인 3명에 대한 뇌물수수 또는 제3자 뇌물교부·취득 혐의 결심재판에서 피고인들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A(58·뇌물수수) 치안감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3천만원·1천만원 추징을 구형했고, 승진 청탁자 B(55·제3자뇌물교부) 경감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브로커 성모(63·제3자뇌물취득)씨에게는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브로커 성씨가 2022년 초 당시 광주경찰청장이었던 A 치안감에게 1천만원을 주며 B(55·제3자뇌물교부) 경감(당시 경위)의 승진을 청탁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정황증거가 충분하다"며 "특히 A 치안감은 경찰관으로서 직분과 윤리를 망각해 금품을 수수한 행위로 조직 내 부정부패를 유발해 책임이 무겁다"고 중형을 구형했다.
이어 "A 치안감 등은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휴대전화의 기록을 고의로 삭제하고, 참고인들과 증언 내용을 미리 조율한 정황이 발견되는 등 이같은 행동이 유죄를 더욱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A 치안감의 변호인 측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당시 B 경감 승진 결정은 문제가 없었고, 증거인멸이 아니라 방어권 보장을 위한 노력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검찰이 브로커 성씨의 진술만 가지고 사건을 억지로 꿰맞춘 정황이 있고, 공정과 객관의 의무를 저버리고 표적 수사했다"고 하자, 검찰이 자신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증거를 가지고 기소한 사건을 표적 수사로 폄훼하지 말라"고 하는 등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
또 A 치안감이 최후진술에서 "억울해 참담한 심정으로 어떠한 청탁과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한 데 대해, 브로커 성씨도 "범행 자백 후 친분이 있던 A 치안감 등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니 괜한 걱정을 한 제가 어리석었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들 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8월 29일 열릴 예정이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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