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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4 (토)

총리 전 하인 재산이 무려 470억…심각한 ‘최빈국 ’방글라 부패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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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헬기 타고 여행 중"…총리 "어떻게 가능한지" 한탄에 언론 "로비·뇌물수수"

부패 근절 방침에 야당 "하인이 저정도 벌었다면 보스는 얼마나 벌었겠나" 비꼬아

헤럴드경제

지난 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한 시위자가 시위에 참여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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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부패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자 장기 집권 중인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이를 근절하겠다며 강력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시나 총리는 최근 계속 터져 나오는 자국 내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전날 오후 취재진에게 “이러한 엉망진창 상태는 깨끗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패는 오래 계속되고 있는 문제”라며 “(정부는) 이와 관련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시나 총리는 최근 현지 언론 등에 보도된 자신의 전 가사 도우미 관련 부패 의혹을 지적했다. 하시나 총리 참여 행사 때 물을 나르는 등 허드렛일을 해 ‘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도우미는 3400만달러(약 470억원)나 되는 막대한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이 재산에 대해 방글라데시 일반 국민 한 명이 1만3000년 넘게 모아야 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보도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현재 방글라데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2529달러(약 351만원)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꼽히는 나라다.

이 도우미는 현재 헬기를 타고 여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 다카트리뷴은 해당 도우미가 그의 자리를 이용해 로비, 입찰 조작, 뇌물 수수 등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하시나 총리는 “그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는가”라고 지적하며 “이 일을 알게 된 후 즉시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반부패 위원회는 최근 베나지르 아흐메드 전 경찰청장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하시나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아흐메드 전 청장은 수백만달러를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수도군사령관인 아지즈 아흐메드도 현지 언론에 뇌물 수수 혐의가 보도됐다.

반부패 위원회는 수천만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고위 세무 관료들의 자산을 압류하고 계좌를 동결하기도 했다.

야권은 정부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의 대변인인 A.K.M 와히두자만은 “하시나의 하인이 저 정도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면 그의 보스는 얼마나 많이 벌었을지는 상상에 맡긴다”고 꼬집었다.

하시나는 지난 1월 야권 보이콧 속에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 5번째 총리직을 맡고 있다. 그는 의류 산업 등 제조업 육성 정책을 추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방글라데시의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장기 집권이 이어지면서 권위주의적 통치로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도 받고 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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