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하마스와의 휴전협상에 긍정적 영향 가능성"
이집트에서 국경 너머로 바라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9개월 넘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국경에서 병력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이집트와 은밀히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 고위급 특사가 지난주 이집트 정부와 사적으로 접촉한 자리에서 병력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남부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이집트가 무기 밀수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에 동의한다면, 가자-이집트 국경에 배치된 이스라엘군 병력을 빼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측이 제안한 '조처'는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땅굴을 건설하려는 시도를 포착할 수 있는 전자센서를 곳곳에 심고, 국경선 아래 지하 방벽을 건설해 땅굴 통과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올해 5월 초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팔레스타인쪽 국경검문소를 장악한 것을 시작으로 6월부터 가자지구-이집트간 국경 전체를 통제해 왔다.
NYT는 "(하마스 입장에선) 오랫동안 무기와 보급품을 가자지구로 밀수해 온 전략적으로 중요한 축선을 빼앗긴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두달여간 가자-이집트 국경에서 다수의 땅굴을 발견해 파괴했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조처는 이집트와의 관계를 크게 경색시켰다.
가자지구 지하 땅굴을 탐색하는 이스라엘군 병사들 |
1979년 아랍권 국가로는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한 이집트는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의 치안 문제 등에서 상호 협력을 유지해 왔고, 그런 이집트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건 이스라엘의 안보에 극도로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한편, 이스라엘이 실제로 가자-이집트 국경에서 병력을 철수시킨다면 이집트와의 관계 개선에 더해 최근 다시 속도를 낼 움직임을 보이는 휴전 협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NYT는 짚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이집트 국경 철수는 하마스가 휴전 합의 타결의 전제로 거론해 온 사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집트, 카타르 등과 함께 휴전을 중재해 온 미 정부 당국자들은 앞서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현재는 양측간 기본 틀에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내주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요인들을 베이징에 초청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이번에는 휴전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높이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가자-이집트 국경에서의 병력철수 논의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건 꺼리는 분위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경우 어떠한 타협도 반대하는 연정 내 극우인사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이고, 이집트 역시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자국민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서로 보인다.
지난주 현지 언론이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에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는 보도를 내놓자 네타냐후 총리는 "완전한 가짜뉴스"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반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인질 석방을 위한 틀의 일부로 밀수를 막고 하마스에 대한 물자 공급을 차단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군 병력을 (가자-이집트 국경) 회랑에서 철수시킬 해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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