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 이시원·김동혁 통신내역 신청 맹비난···“여론몰이식 재판이냐”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 5월17일 4차 공판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국방부 검찰단(군검찰)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중앙군사법원에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등의 통신내역 조회 신청을 반대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법원은 최근 이들의 통신내역을 조회해달라는 박 대령 측 요청을 기각했는데, 이러한 군검찰 측 주장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령 측은 이 같은 군검찰의 의견서가 감정적인 대응에 불과한 ‘무리한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1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군검찰은 최근 박 대령 측이 군사법원에 낸 ‘이 전 비서관과 김 검찰단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의 통신내역 조회 신청’을 반박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군검찰은 박 대령 측의 이 전 비서관 통신내역 조회 신청에 대해선 “변호인이 언급하고 있는 (대통령실의 수사) 개입이라는 것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별개”라며 “통신내역 조회를 통해 해병대사령관의 명령이 어떻게 명백히 불법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사유도 소명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혁 검찰단장의 통신내역 조회 신청에 대해서는 “이 부분 사실조회 신청은 항명 등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것”이라며 “여론몰이식 재판을 유도해 공정한 재판을 저해하고 피고인의 법적 책임을 면탈하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적었다. 이어 “사건의 본질과 별개인 내용에 관해 오로지 여론 유도 목적으로 수사기관장의 통신내역에 대해 사실조회를 신청하는 것이 허용된 사례도 없다”며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진행하는 수사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고자 할 목적에서 신청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군사법원은 임 전 사단장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파견자였던 김형래 해병대 대령의 통신내역 조회 신청은 받아들인 반면 이 전 비서관, 김 검찰단장의 통신내역 조회 신청은 기각한 상태다. 군검찰은 의견서에서 임 전 사단장 구명 의혹은 공수처에서 수사 진행 중인 사안으로 박 대령 항명 사건과 별개라고 주장했다. 김 대령에 대해서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통신내역에 이미 통화기록이 확인된다며 “이 사건 항명행위와 별개의 사안까지 끊임없이 확대해 통신내역을 조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군검찰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검찰은 항명 재판에 이어 이번 의견서에서도 박 대령 측에서 신청하고 있는 사건관계인들 통신내역 조회 신청을 일컬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령 측은 “박 대령이 무죄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변호인들이 입증해야 하는 거꾸로 된 이상한 재판”이라고 반박했다. 군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증거 수집을 미진하게 한 탓에 추가적인 증거 확보를 비롯한 입증 절차를 변호인단이 밟고 있다는 취지다.

박 대령 측은 군검찰이 의견서에 적시한 상당수의 내용들이 무리한 주장이라고도 비판한다. 박 대령 측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이 전 비서관과 김 검찰단장 모두 이 사건에 깊숙이 연루가 되어있는 인물들”이라며 “두 사람 모두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는 등 이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군검찰이 의견서에 적은 내용들은 공정한 직무집행이라고 보기 어려운, 감정적인 대응에 불과해 보인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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