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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국과수, '시청역 참사' 운전자 과실 판단…전문가 '신중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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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 사상자 나온 역주행 참사 원인 분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운전자 과실' 판단

세부 판단 근거는 아직 미공개

경찰 "피의자 조사 전, 수사 악용 가능성 有"

전문가 "국민적 관심 높아…구체적으로 밝혀야"

노컷뉴스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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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원인을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운전자 과실에 의한 사고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함에 따라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국과수 판단 결과를 토대로 가해 운전자 추가 조사를 거쳐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여태까지 운전자는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 온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과수 판단의 세부 근거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사고 원인을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이번 역주행 참사의 원인이 운전자 과실 때문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지난 11일 통보했다. 그간 국과수는 현장 CCTV영상과 가해 차량 블랙박스, 사고기록장치(EDR) 등에 대한 분석 작업을 이어왔다.

국과수 감정 결과엔 가해 차량 운전자인 차모(68)씨가 사고 당시 가속페달(엑셀)을 90% 이상 밟았다는 내용의 EDR 분석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사고 영상 등에서 차량 브레이크 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점에 대해선 가로등 또는 건물의 빛이 투영된 난반사나 충격으로 인한 일시적 점등, 즉 플리커 현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국과수 판단은 사고 직후부터 줄곧 '차량 급발진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 온 차씨 입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차씨는 앞서 이뤄진 두 차례의 피의자 조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했다고 한다.

노컷뉴스

발언하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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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국과수 감정 결과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실체적인 진실에 근접했다고 보면 될 것 같고, 그 내용을 토대로 사고 운전자를 조사하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특히 "(감정 결과) 기대하지 않았던 지점에서도 결정적인 게 몇 가지 나왔다"며 "심증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정도"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아직 운전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에 악용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감정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조만간 차씨에 대한 추가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면서 국과수 감정 결과와 진술 내용을 비교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의자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여부를 포함한 피의자의 감정 결과 인정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과수가 그간 급발진을 인정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운전자 과실 판단에 대한 구체 근거가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향후 공개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도현 군이 사망한 '강릉 티볼리 급발진 의혹 사건'의 소송 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고 차량의 EDR 기록 등 감정 결과의 구체적인 근거가 나와야 한다"며 "현재로선 급발진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 김필수 교수도 "경찰 확인 작업이 끝나면 (국과수 감정 결과의 근거가)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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