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선거 일정과 여론조사 규칙이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하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시행세칙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 후보는 15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30%를 반영하는 국민 여론조사가 제대로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특정인'을 위한 룰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민주당 대표 경선에 참여하는 역선택을 우려하지만, 조국혁신당·진보당·녹색당·정의당 등 장기적으로 함께해야 할 정당(의 지지자)들까지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리 당과 무당층만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민심을 왜곡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캠프도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이미 확정된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일반국민여론 30%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세가 강력한 권리당원 선거인단 비율의 확대도 문제지만 투·개표 관련 시행세칙을 보면 더욱 심각하고 우려스럽다"고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후보 캠프는 "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통보한 세칙과 일정을 확인해보니 권리당원 투표가 지역 후보자 연설 이전에 대부분 끝난다"며 "정견발표를 듣지도 않고 투표하면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들은 "후보자의 정견 발표도 듣지 않고 사전 투표를 시작하는 선거 일정은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김두관 캠프에 따르면, 인천 권리당원들은 오는 20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하는 연설회 내용을 듣기 전인 19일부터 투표를 시작하는데 투표는 20일 오후 6시에 마감된다. 김 후보 캠프는 "사실상 연설회를 제대로 듣지 않고 다수의 권리당원이 투표하는 것"이라며 "지역별 연설회를 다 듣고 나서 투표하고 최종 결과는 8·18 전당대회에서 합산 발표해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선의 당사자인 후보들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룰"이라며 "최종 후보가 확정된 후 후보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그래야 합리적인 룰이 나올 수 있다. 심히 유감스럽다. 중앙당선관위는 괜한 오해받을 일을 하지 말고 선거 시행세칙과 선거 일정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이같은 문제 제기를 일축하는 분위기다. 이해식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세칙 관련 문제제기에 대해서 "우리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출발이 늦었고 그런 상황에서 일정상 고려했던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권리당원들이 먼저 투표하는 케이스는 이전에도 좀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당대표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제1회 전국당원대회 후보자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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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나선 김 후보는 옛 친문·친노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후보는 <프레시안> 전화 인터뷰에서 '공개 지지를 표명한 의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의원들로부터 응원 전화가 오는데 '감사하다'고만 하고 '도와달라'고는 한 번도 안 했다"며 "오히려 제 입장에선 (지지를 표명하는 의원들이) 염려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그게 우리 당 분위기다. (김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 우리 당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며 "전당대회에 후보가 여럿 나오면 170명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나눠서 지지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당 분위기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 후보는 이 전 대표가 종부세 완화·금투세 유예를 시사하며 '우클릭'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서 그랬겠지만 중심은 잡고 확장을 해야 한다. 이건 민주당의 뿌리가 흔들리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는 당이 추진하는 현직 검사 4인 탄핵에 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민 여론에서 밀리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탄핵은 조심해야 하지 않느냐는 게 제 생각"이라며 "되풀이되는 야권의 탄핵 추진과 대통령 거부권 공방으로 국민이 정말 피곤하다"고 꼬집었다.
깁 후보는 "민주당이 하는 일이 10개 정도 있다면 국민의 눈에 이제 탄핵과 거부권 싸움만 남는다"며 "국민이 지지하는 부분은 그렇게(그대로) 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부분은 좀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같은 당 곽상언 의원이 4인 중 1인의 검사 탄핵안을 법사위로 넘기는 안건에 기권 표결을 한 뒤 당에서 '주의' 조치를 받고 원내지도부에서 사퇴한 것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강성 지지자들의 행동이 민주당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국회의원 개개인은 헌법기관이지 않냐. (당론과)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곽 의원을 옹호했다.
다만 그는 검사 탄핵안의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재명 후보의 유죄 증거를 조작했다는 상당한 의심이 가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당에서는 판단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검찰은 오히려 역으로 검찰총장이 대국민 성명도 내면서 국회의 그런 움직임을 다시 수사하겠다는 그런 자세라서 이것은 검찰이 과한 것"이라고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당대표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제1회 전국당원대회 후보자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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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실천서약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종부세와 금투세에 대한 당내 우려 입장에 대해 "입장들이야 다양할 수 있다. 다양한 입장을 조정해나가는 것이 정치"라며 "거기에 국민들의 뜻을 존중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만 했다.
'당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는 추가 질의엔 말을 아꼈다. 이어 김 후보가 지적한 세칙 비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답을 하지 않았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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