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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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공동 방위를 위해 동맹국들이 지출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국에 방위비를 더 많이 부담하게 할 것이라고 공언하자,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인은 동맹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다. 동맹이 공동 방위 비용에서 정당한 몫을 분담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3년 반 동안 미국 동맹들은 냉전 이후 공동 방위비용에 있어 역대 수준의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낸 기고문에서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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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아직도 할 일은 남아있다”며 동맹국이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동맹들은 더 많이 지출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방위산업 강화를 위한 핵심 노력을 이어가야 하며,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고 동맹을 공고히 하는 작업도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 같은 주장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할 경우 핵심 동맹의 방위비 분담을 늘리겠다고 주장해왔다. 공화당도 지난 8일 당의 새 정강정책에 ‘동맹국의 공동 방위 투자 의무를 이행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지난 9일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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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설리번 보좌관은 트럼프 집권 시절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동맹들의 더 많은 방위비 부담을 끌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시점인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국방에 투자하는 나토 회원국은 9개에 불과했지만, 현재 그 숫자는 23개국으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약 30개국인 미국의 나토 동맹국들은 국방비로 약 5067억 달러(약 699조원)를 지출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20년과 비교해 1810억 달러(약 250조원)가 증가한 것”이라며 “이전 행정부(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 700억 달러(약 97조원)가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 같은 중대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위협하거나 그들을 떠나겠다고 괴롭히기보다는 관계를 강화해야 (동맹이)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지출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맹국들에 방위비 지출을 강하게 압박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과 다르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지난 3월 경기도 연천군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부교 설치가 시작되자 미군 장병이 강 건너를 조준하며 사주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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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도 방위비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인도·태평양(인태)에서도 우리의 최우선 동맹들이 국방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일본은 2027년까지 국방예산을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약속했고, 한국 역시 연 6.8%에 달하는 5개년 국방비 증액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동맹들이 미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동맹들은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무기 구매에도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미국 자체 예산과 함께 이 같은 지출은 미국 전역의 방위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 동맹들의 공조 또한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의 인태 동맹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고, 유럽의 동맹들은 인태 지역에서 한층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과 인태 동맹들은 중국으로부터 민감한 핵심 기술을 지키는 문제에도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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