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시티는 위험한 전투 지역…가자 중부로 떠나라" 발표
휴전협상 재개…美 커비 "낙관적 결과 도출 조심스럽게 기대"
파괴된 가자지구 |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 주민들 전원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가자 북부 일대에서의 군사작전 강화를 예고했다.
영국 BBC방송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하는 전단을 살포했다고 보도했다.
공중에서 살포된 전단에는 "가자시티의 모든 사람이 위험한 전투지역에서" 탈출하라는 경고가 담겼다.
전단은 또한 주민들에게 데이르알발라와 알자와이다 대피소로 이어지는 경로 등 4개의 "안전한 통로"를 통해 가자지구 중부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에서 "가자시티는 위험한 전투지역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인된 경로를 통해 가자시티를 떠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검사를 받지 않고 신속하게" 나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가자시티 전체에 대피령이 내려진 것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스라엘은 개전 초기인 지난해 10월 중순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당시 중·남부로 피신했던 주민 중 상당수가 같은 해 11월 일주일간 이어진 일시휴전 때 가자시티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최소 20만명이 가자지구 북부에 머무르고 있었다. 가장 최근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BBC는 25만명 이상이 가자시티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번 대피령에 대해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진행 중이고 민간인들이 계속 살해되거나 다치는 지역으로 피신하라는 명령에 경악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한동안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겨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세에 집중했으나, 연초 이후 가자지구 중부와 북부에서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다시 활동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최근 해당 지역에서도 다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가 운영하는 중부 누세이라트 지역을 시작으로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학교까지 나흘 연속 가자지구 각지의 학교를 공습했다. 팔레스타인 의료당국에 따르면 이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전날 29명에서 31명으로 늘었다.
가자시티 등 가자 북부 일대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강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날 재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그동안 고수했던 영구휴전 주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 16일간 휴전과 인질 석방, 6주간 영구휴전 추가 협상 등을 요구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 이스라엘, 이집트 정보 당국 수장이 참석하는 휴전 협상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다.
하마스 측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카타르에서 진행되는 휴전협상이 무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호삼 바드란은 이스라엘이 "폭격 작전과 강제이동, 학살 행위를 강화해 협상을 압박하려 한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CNN 방송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협상이 낙관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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