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연정 설득해 인준투표 '과반 확보' 전략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연임 인준 투표를 앞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유럽의회 중도파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강경우파 세력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10일(현지시간)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회 중도 정치그룹(교섭단체)인 자유당그룹(Renew)을 대표하는 밸러리 헤이어 의원은 이날 "우리는 폰데어라이엔과 좋은 의견 교환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이어 의원은 "우리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극우와 어떤 식의 관심을 보이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폰데어라이엔은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 문제를 계속해서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연임 성공 시 5년간의 두 번째 임기 동안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속한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78석)과 '구조화된 협력'(structured cooperation)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오는 18일로 예상되는 유럽의회 인준 투표를 앞두고 '중도파 대연정'으로부터 안정적인 과반 찬성표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도우파 정치그룹 유럽국민당(EPP) 소속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연임을 확정 지으려면 무기명 인준투표에서 전체 720명의 과반인 최소 361명 의원의 찬성표를 획득해야 한다.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188석을 확보한 EPP는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136석), 자유당그룹(77석)과 대연정을 구축 중으로, 세 정치그룹 의석 수는 총 401석이다.
그러나 S&D와 자유당그룹은 자신들이 '극우'로 규정하는 ECR을 비롯한 강경우파 세력과 결탁 시 지지 입장을 철회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에 당초 멜로니 총리를 '친EU 세력'으로 규정하고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던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선거 개표 결과 이후 입장을 사실상 바꿨다.
다만 유럽 외교가에서는 정치그룹 차원에서 연임 지지를 표명하더라도 무기명 투표 특성상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속한 EPP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정치적 연속성'을 부각하며 연임 지지를 연일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만프레드 베버 EPP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폰데어라이엔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유럽은 매우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버 대표는 특히 "인준투표 부결 시 웃을 사람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뿐일 것"이라며 "오르반에게 그런 선물을 주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회 개원을 앞두고 최근 반(反)EU 성향의 새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들'(Patriots for Europe)을 결성했다.
이 그룹은 프랑스 마린 르펜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을 비롯해 기존 극우 세력을 대거 흡수한 결과 현재까지 총 84석을 확보, 멜로니의 ECR을 밀어내고 유럽의회 3위 자리를 차지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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