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온 유럽 지도자들, 트럼프측과 줄대기 분주…바이든 사이서 양다리
트럼프 "유럽, 우크라에 1천억 달러 지원해야…美와 수준 맞춰라"
FT "유럽 2022년 이후 최소 153조원 지원, 미국 보다 많은 수준"
라스베이거스서 유세하는 트럼프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수준을 미국과 동등하게 맞추라고 요구했다.
재임 기간 무임승차론 등을 내세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압박하며 동맹에 균열을 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점점 커지자 초조해진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트럼프 귀환에 대비, 트럼프 쪽에 '보험'을 들어놓기 위해 줄을 대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워싱턴DC에서 개막하기 직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우도록 돕기 위한 비용의 대부분을 지불하고 있다"며 "유럽도 최소한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그들은 1천억달러(약 138조원) 이상을 빚지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지원 수준을 맞추라며 사용한 단어 '동등하게 하다'(EQUALIZE!)를 대문자와 느낌표로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부패한 조'(Crooked Joe)는 그들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토가 지금과 같은 힘을 가지게 된 것은 자기 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이 대통령이던 시절 나토의 28개 회원국 중 7개 국가만 제대로 방위비를 지출하고 있었고 자신이 기여를 촉구한 이후에야 수십억달러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나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FT는 키엘세계경제연구소를 인용해 유럽이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에 최소 1천20억유로(약 153조원)를 지원했고 이는 미국의 740억유로(약 111조원)보다 더 많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유럽 국가들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을 트럼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들과 접촉을 늘리는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지만 미 대선후보 첫 TV토론 참패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FT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몇몇 유럽 국가들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키스 켈로그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장,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의 면담을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켈로그 센터장은 FT에 "여러 총리와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장관, 외교장관, 대사 등과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있는 각국 대사관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각료로 발탁될 수 있는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외교 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곳으로 미국우선주의연구소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이 모든 동맹국을 방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놔 유럽을 당혹케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회담을 거부하면 군사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켈로그 센터장은 앞서 존 볼턴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와 함께 평화 협상 내용이 포함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을 작성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