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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3 (금)

[스타★톡톡] 원더풀, 박보검, 안 보면 아쉬울 ‘원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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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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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는 배우 박보검의 1인 2역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다. 원더랜드(김태용 감독)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 박보검은 극 중 우주비행사로 복원된 AI 태주와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난 현실 태주 역을 맡았다.

박보검은 3년 만에 개봉한 영화를 보고 “20대의 수지와 저를 바라보는 추억 같기도 하고 아련한 마음이 들었다”고. 그는 “행복하게 촬영했던 그 순간이 잘 담긴 것 같다. 내가 AI인지, AI가 나인지 혼란스럽고 고민되는 모습을 오묘하게 연기했더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의구심과 괴리감을 느끼는 감정을 담으려 했는데, 저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구나 싶었다”라고 당시를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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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2역은 관객으로 하여금 대비되는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 박보검은 해냈다.

우선 ‘AI 태주’는 다정하다. 매일 아침 모닝콜로 여자친구 정인(수지)의 출근을 챙기는 것은 기본, 저 멀리 우주에 있지만 그녀의 모든 일상을 함께 나누는 완벽한 남자친구로 정인 곁의 빈자리를 채운다. 반면 오랜 시간 의식불명 상태였다가 기적처럼 눈을 뜬 ‘현실의 태주’는 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해 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정인을 비롯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쉽지 않은 연기다. 박보검은 “‘보고 싶은 사람을 AI로 복원해서 만난다’는 설정에 공감했다. 그래서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읽으며 ‘이런 시대가 빨리 와서 원더랜드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싶다’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윤리의식에 대해 또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AI 속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고민하게 된다. 저는 원더랜드 서비스에 빠져버릴 거 같았다. 매일 영상을 붙잡고 있을 거 같고. 너무 사용하고 싶은데, 꾹 참을 거 같다”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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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서비스가 존재한다면 먼저 하늘나라로 간 가족을 만나겠다는 기자의 말에 박보검은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서 “저는 고(故) 방준석 음악감독님을 만나서 ‘우리 영화 이렇게 잘 나왔어요’라고 말하고 싶다”라면서 눈시울을 붉힌다. 말간 눈에 눈물이 금세 그렁그렁 차오른다.

영화에 삽입된 ‘위시 : 원더랜드 이즈 히어(WISH : Wonderland is here)’는 방 음악감독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토대로 편곡한 곡. 박보검이 작사·가창에 참여했으며 곡명도 직접 지을 정도로 애정을 나타낸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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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작품에 푹 빠져서 제작진과 한 땀 한 땀 수놓듯 만든 영화다. 설명이 부족한 태주와 정인의 전사에 대해서도 관객의 몰입도를 위해 상상력을 발휘했다.

박보검은 “태주와 정인이 가족만큼 절절함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상대역인 수지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태주·정인은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가족 같은 존재일 거라고 설정했다”며 “고등학교 때 만나서 어른이 될 때까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도 ‘보검씨 편한 대로 연기하라’고 오픈 마인드로 지지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수지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글로 읽었던 정인과 너무 잘 어울렸는데 그 이상을 표현해 줬다. 촬영 이후 수지의 다른 작품을 보면서 이 배우의 힘과 매력을 느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저도 또 한 번 더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내비쳤다.

영화처럼 ‘AI 박보검’을 만든다면 잃고 싶지 않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감수성, 공감 능력”이라 답하는 그다. “연기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공감하려고 하고, 확실히 이해한 뒤에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게 만약 보시는 분들에게 느껴진다면 성공일 거다”라고 차분히 말한다.

박보검은 “최근 뮤지컬 무대에 섰다. 리딩할 때마다 눈물 콧물, 매회 무대 설 때마다 눈물 바다였다. 스스로 신기하더라. 그러면서 ‘이 감정을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싶었다”면서 “어릴 때부터 이런 감정이 조금 더 발달된 편이었다. 날씨만 좋아도 행복하고,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학교 앞에서 아이들 등하교를 돕는 어머님들만 봐도 소중할 때가 있다. 사소한 감정들이 연기에도 도움이 되지만 사람으로 살아갈 때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대방을 더 헤아리고 싶다”는 바람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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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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