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날인 8일 한 노동자가 회의장인 워싱턴 컨벤션센터를 청소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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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이후 나토에 복귀할지 모른다는 우려 속 나토 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에서 9일(현지시각) 개막한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 보장안을 만드는 것을 추진 중이지만, 뚜렷한 합의에 다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해 창설 75주년을 맞은 나토 정상회의가 32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가운데 이날부터 11일까지 사흘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정상회의 개막 전날 러시아의 대규모 폭격으로 수십명이 숨진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공 무기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가기 전 경유지인 폴란드에서 8일 “러시아가 다시 한 공격에 대한 더 강력한 응답을 우리의 파트너들에게서 듣고 싶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2025년엔 회원국들이 최소 400억유로(약 60조원)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회원국들이 해마다 400억유로가량 지원을 해왔다며 해마다 이 정도 지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최소 4대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추가 배치를 약속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습과 관련해 성명을 내어 “이 중요한 순간에 세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를 위한 새로운 조처를 발표할 것”이라고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이날 엠에스엔비시(MSNBC)와 한 인터뷰에서 “동맹국들은 미국의 지도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나는 나토를 확장하고 공고히 했다”고 자신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대선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고령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낸 뒤 대선 후보 교체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번 정상회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에 ‘복귀’할 가능성에 대비해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선거 유세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인상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원하는 뭐든지 하라고 부추길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현직 대통령이었던 2018년 7월 나토 정상회의 때 나토 탈퇴를 위협하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독일 비스바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물자 공급과 군사 훈련을 총괄할 새 사령부를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인데, 트럼프 재집권 때 미국 역할의 감소 가능성에 대한 대비 차원이라고 외신들은 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3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유럽 중심 안보기구였던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첫 정상회의였던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 때부터 한국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를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으로 초청하고 있다.
중국은 반발하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한 나토의 음해성 공격과 비난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나토가 중국을 핑계로 아시아·태평양으로 동진해 지역 정세를 교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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