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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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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재보험 시장 공략 온도차…"미래 먹거리" vs "본업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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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삼성리'로 일원화 순위권 재보험사 도약

머니투데이

국내 보험사 해외재보험 사업 현황 및 계획/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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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먹거리로 꼽히는 해외재보험 시장 공략을 두고 보험사 간의 온도 차가 극명하다. 삼성화재는 올해부터 재보험사업을 싱가포르 법인 '삼성리'로 일원하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전문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글로벌 톱클라스 재보험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비중을 2030년 전까지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반면 DB손해보험은 재보험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공격적인 확대보다는 우량 자산 위주의 일정 수준 정도로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도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재보험사업은 일정 보험료를 받고 해외보험 상품의 리스크를 떠안는 것으로 많은 노하우가 필요해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부터 본사에 있던 재보험 수재사업을 싱가포르 재보험법인인 '삼성리(Re)'로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적·물적 인프라 확장 외에 연내 1600억원 수준의 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수혈한다. 삼성화재는 향후 삼성리를 아시아 지역 내 순위권 재보험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삼성리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1525억원으로 전년(1337억원)에 비해 188억원(14.1%)증가했다. 삼성리가 해외재보험사로 자리잡으면 삼성화재는 포화된 국내 보험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화재 측은 "지속해서 포트폴리오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최근 몇 년간 본사와 삼성리가 안정화되고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한 전문 재보험사인 코리안리 역시 해외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해외수재 비중을 2018년 24.7%에서 지난해 31.5%까지 끌어올렸다. 2030년까지 해외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인데 현 추세라면 조기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코리안리는 궁극적으로는 해외 비중을 90%까지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은 나라별·상품별 선택지가 많아 국내 보다 우량 자산 인수에 훨씬 더 유용하다고 판단한다. 안정적인 이익 실현을 위해 해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 지난해 기준 유럽, 북미, 극동아지역의 비중도 각각 20% 초반으로 비슷해졌다. KB손해보험은 올해 재보험 전담 부서를 신설해 해외재보험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DB손해보험은 2021년 법인사업부문 내에 재보험팀을 신설했으나 지난해 조직을 파트단위로 축소하고 인원도 15명에서 12명으로 줄였다. 현재는 미주 시장에서 해외법인 중심으로 우량 자산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해상 역시 해외 매출 확대 차원에서 일부 상품을 다루지만 본사 해외수재보험료 기준으로 연간 500억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메리츠화재도 해외수재보험료 규모는 미미하다.

전문가는 해외재보험 시장이 블루오션일 수 있지만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다고 분석한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손실이 났을 때 감당할 수 있는 자본력과 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한 고도의 사업으로 진입장벽이 높다"면서 "해외재보험은 원수보험사로서 해외 진출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업 노하우와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야 하기 때문에 최소 5~10년 정도 엄청난 손실을 감내하겠다는 각오와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보험은 보험계약상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자에게 넘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원수보험사의 보상책임을 분산하는 것으로 원수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불능 상태에 놓이더라도 재보험사를 통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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