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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1 (일)

31년간 매년 160대씩 팔았다…"학연·지연만으론 영업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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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스무번째 판매거장 백종원 이사 인터뷰

16년 연속 年120대 팔아…누적 5000대

경기 무관 수요 일정한 개인택시 중심 전략

신뢰로 IMF 버텨…"30년된 고객도 있어"

아시아경제

백종원 현대차 영업이사가 3일 광주 수완중부지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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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된 고객도 있어요. 신뢰 쌓는 게 제일 중요하죠. 학연, 지연만으론 영업 절대 못 해요."

현대차에서 5000대 이상 판매하며 스무번째 '판매거장'에 오른 백종원 현대차 광주 수완중부지점 영업이사의 철학이다. 백 이사는 8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소회를 털어놨다.

백 이사는 1993년 6월 입사 후 31년만인 지난달 누적 판매 5000대를 넘겼다. 매년 160대, 일주일에 3대꼴로 쉬지 않고 계약을 성사시켰다. 어느 한순간의 '대박'이 아니다. 연간 120대 이상 판매하는 이들에게 부여되는 '탑클래스' 칭호도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6회 연속 따냈다.

첫 사회생활은 대우전자에서 시작했다.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배운 기계 관련 지식을 활용에 제작 분야에서 근무한 지 4년째. 적성도 안 맞고 갑갑하다고 생각했다. 보다 자유롭고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분야가 영업이었고, 이왕이면 가장 매출이 큰 규모의 사업인 자동차를 택했다.

영업사원 생활을 시작하고 탄력이 붙을 때쯤 IMF 사태가 터졌다. 경기가 무너지면서 불황이 시작됐지만 백 이사는 버텨낼 수 있었다. 애초에 경기에 상관없이 차를 바꾸는 수요가 있는 개인택시 고객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백 이사는 "매일 실적에 쫓기는 영업사원 생활을 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수요가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고민했다"라며 "경기와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차를 바꿔야 하는 분들에 집중했고, 개인택시와 용달 고객들을 적극 찾아갔다"라고 설명했다. 첫 단추부터 전략적으로 꿰며 '장기레이스'를 준비한 셈이다.

그는 "개인택시 고객들은 차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서 어설픈 지식으로는 다가가기 어려웠다"라며 "단순히 우리 회사 차량뿐만 아니라 경쟁사 차량과의 비교, 사고처리 내용 등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택시만의 각종 복잡한 서류 업무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했다. 백 이사는 "개인택시 차량은 영업용 고유 번호가 말소돼야 신차가 등록되고, 시(市)와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제출할 내용도 상당하다"라며 "일반 자동차를 구매할 때보다 각종 서류 작업이 복잡한 부분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쌓은 신뢰는 세대를 타고 이어졌다. 가장 오래된 고객은 연을 맺은 지 30년이 됐을 정도다. 백 이사는 "개인택시를 하시다가 다른 사업으로 성공하신 고객인데, 이미 40여대를 출고하셨고 올해도 2대째 계약을 진행하고 계시다"라며 "50~60대인 기사분들이 자녀의 차량 구매 때도 찾아와주시면서 꾸준히 관계와 신뢰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66년생인 백 이사는 정년이 2년 6개월 남짓 남았음에도 여전히 열정이 가득하다. 여전히 새벽 5시 전에 일어나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한다. 최근에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량을 고객들에게 적극 소개하고 있다. 백 이사는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반 미래 비전을 고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라며 "정년까지 얼마 안 남았지만 더욱 열심히 해서 6000대, 7000대 판매거장에 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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