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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도쿄도지사 선거 후폭풍… 수렁 빠진 자민당, 충격 깊은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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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의원 보궐선거 참패한 자민당
"기시다 총재 선거 불출마 요구 커질 것"
입헌민주당, 렌호 3위에 "믿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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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을 들으며 얼굴을 긁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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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받은 참혹한 성적표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자민당은 자신들이 밀었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승리로 선거 연패는 면했지만 도쿄도의원 보궐선거 참패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 퇴진론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렌호 전 참의원의 승리를 예상했던 입헌민주당은 3위에 머무르자 패배감에 휩싸였다.

자민당 선거 연패 면했지만… 反자민당 재확인


8일 일본 NHK방송,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현역인 고이케 지사는 42.8%를 득표해 3선에 성공했다. 이시마루 신지 전 히로시마현 아키타카타시 시장(24.3%)과 렌호 전 의원(18.8%)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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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7일 치러진 도지사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자 주먹 쥔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도쿄=로이터 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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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지난 4월 중의원 보궐선거, 5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 연패를 의식해 택한 전략이 이번에는 후보를 내지 않고 무소속으로 나온 고이케 지사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고이케 지사 승리 덕분에 연패는 면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실시된 도쿄도의원 보궐선거에서 '반(反)자민당 여론'을 재차 확인했다. 도의원 보궐선거 지역구 9곳 중 후보를 낸 8곳에서 겨우 2명만 당선된 것이다. 애초 목표한 '4곳 승리'에 한참 못 미쳤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도의원 보궐선거는 차기 총선의 정세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였다"며 "향후 정권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풀이했다.

기성 정당 불신 '이시마루 쇼크' 현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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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시마루 신지 전 히로시마현 아키타카타시 시장이 6일 도쿄 시내에서 선거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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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에서는 즉각 기시다 퇴진론이 일었다. 기시다 총리가 차기 총선을 위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영향력이 막강한 아소 다로 전 총리 계파에 속한 한 중의원은 아사히에 "지금 총선을 하면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선거 결과가 국정과 관계없다고 변명하겠지만 '기시다 불출마' 요구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계파 소속이었던 사사가와 히로요시 전 환경장관은 선거 당일 "조직의 리더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기시다 책임론을 언급했다.

입헌민주당은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격에 빠졌다. 2위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시마루 전 시장에게 내줬고, 득표율은 고이케 지사의 절반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입헌민주당은 선거 초반 당이 지원하는 렌호 전 의원이 이긴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 한껏 고무됐다. 도지사 승리를 발판 삼아 정권 교체 여론을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정권 교체 기세는 꺾였고,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쟁점화에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정계에서는 이시마루 전 시장이 이번 선거의 '숨은 승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정당 지원을 받은 고이케 지사나 렌호 전 의원과 달리 이시마루 전 시장은 홀로 선거를 뛰며 '깜짝 2위'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마루 쇼크'라고 표현하며 "기성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이 나타난 결과"라고 짚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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