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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미디어 발전방안 ‘기사회생’하나…과기정통부 첫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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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부터 단계적 접근해야…탁상공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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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정부의 미디어·콘텐츠 선순환 생태계 조성 작업이 추진력을 얻는 모양새다. 앞선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정부가 밀어온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 역시 동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됐던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후속조치 마련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선 과거 다른 미디어 발전방안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입법 필요없이 정부 단에서 추진 가능한 조치부터 먼저 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5일 미디어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최근 방송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하고, IPTV(인터넷TV)·케이블TV(SO)·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와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 개정안 초안 주요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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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안은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의 후속조치 차원에서 마련됐다. 혁신을 저해하는 낡은 방송규제를 전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총 13개의 규제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이는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등 3개 부처가 각각 담당을 나눠 세부 추진과제를 마련하기로 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유료방송의 재허가·재승인제 폐지다. 지금까지 유료방송 및 홈쇼핑 사업자는 7년 주기로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받아야했다. 다만 심사가 사업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페지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허가·등록제를 등록·신고제로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대신 향후 제도적 미비점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유료방송에 대한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유료방송 및 일반PP의 시장 점유율 제한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체 가입자수의 3분의1 수준으로 제한해 왔던 시장점유율 규제를 폐지해 규모 있는 미디어 사업자의 출현과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같은 맥락에서 외국인의 유료방송 지분 제한도 일부 폐지한다.

아울러 현재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해 한시 허용 중인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의 제도화를 추진한다.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은 지역채널을 활용해 해당 방송권역 내 생산·제조된 상품을 시청자에게 맞춤형으로 홍보‧판매하는 방송 서비스로, 지금까지 케이블TV 사업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서만 지역채널 커머스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 사업자 의견 청취했지만, 난관 또 난관

이 같은 개정안은 사업자 의견을 토대로 보완 절차를 거쳐, 정부 입법 발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관건은 사업자 간 이견 조율이다. 현재 개정안 일부 내용과 관련해 사업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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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재허가·재승인 폐지만 해도 PP의 반발이 존재한다. 해당 제도가 폐지되면 콘텐츠 사용료 관련 정부 개입이 줄어 유료방송 사업자 보다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떨어지는 PP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양측은 콘텐츠 사용료의 적정액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채널 커머스의 부관조건 완화를 두고서도 SO와 홈쇼핑 사업자 간 이견이 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지역채널 커머스 방송을 1일 총 3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부관조건을 두고 있는데 SO는 이러한 부관조건을 완화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홈쇼핑 사업자들은 라이브커머스의 활성화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SO사업자까지 관련 시장에 뛰어든다면 자신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개정안이 마련된 이후도 문제다. 개정안에 대해 국회가 협조적일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방송법의 경우 ‘방송=언론’이라는 인식 탓에 개정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에 대한 유료방송사 지분 소유제한 폐지만 해도 여야 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당에선 외국자본이 경영권을 가지게 되면 우리 콘텐츠산업이 외국의 하청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왔기 때문이다.

◆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나… 거버넌스 개편 함께 논의해야

이 같은 현실적인 난관들로, 최근 진행된 정부 회의에서 개정안에 대한 사업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아쉬움은 위원회가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을 발표할 당시부터 존재했다. 3개 부처가 미디어 산업을 동시에 관할하고 있다 보니,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부처 간 소관 다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서로가 조심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3개 부처 간 미묘한 정책 기조 차이로 규제 완화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부처와 독립된 미디어 컨트롤타워 마련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송법의 경우 개정 저항이 큰데, 대대적인 손질을 위해선 결국 입법부의 협조가 결국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방송 정책 논의가 정치적 공방에 매몰되기 쉽다는 것은 또 다른 우려점이다. 방통위만 해도 공영방송 장악 이슈로 정책 논의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3개월 동안 직무대행을 포함해 방통위의 수장은 총 7번 바뀌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업계관계자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문체부 등 3개 부처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 과기정통부 단독으로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당장은 맞는 방향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시행령이 아닌 법 개정을 고민하는 경우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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