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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 인하' 소수의견 나올 듯…'8월 인하'도 솔솔[금통위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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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2명 전원, 기준금리 동결 전망

12명 중 9명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 전망

2%대 초중반 떨어진 물가에도 가계부채·고환율 부담

인하 시점 3분기 vs 4분기 '팽팽'…횟수는 1~2회

내년말 금리 중간값 2.50%, 점진·완만한 인하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에서 동결할 전망이다. 12회 연속 동결이자, 1년 6개월째 최장 기간 금리 동결이다. 다만 이날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뒤 8월 또는 10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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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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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2.4%로 ‘뚝’…가계부채·환율은 부담

7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오는 11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12명 중 9명은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자고 주장하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물가는 지난달 큰 폭으로 둔화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전년동월비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4월(2.9%)과 5월(2.7%), 6월(2.4%) 등으로 석 달째 둔화하고 있다. 또한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두 달째 2.2%에 그쳤고,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는 2.8% 올라 지난해 7월(2.0%) 이후 처음 2%대로 내려왔다.

한은은 물가 둔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 결과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도 예상했던 것처럼 하향 추세를 보이며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김 부총재보는 “높은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움직임, 기상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는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물가가 목표 수준(2.0%)까지 둔화할 것이란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세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는 선택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평가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5월 6조원 늘었다. 작년 10월(6조7000억원) 이후 7개월래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으로 보면 14조6000억원 늘어 3년 만에 최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달로 예정했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두 달 늦춘 것도 가계부채를 자극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환율도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 4월 16일 장중 1400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그 후 큰 폭으로 내리지 못하고 현재까지 1300원 후반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경우 환율이 치솟을 수 있기에 한은으로선 조심스럽다. 한은은 올 2월부터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환율 변동성’을 새로 넣기도 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경기 부진 이유로 금리인하를 하기엔 1분기 경제성장률(1.3%)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며 “부동산PF 불안 등이 현실화되더라도 한은은 금리인하보다 미시적 대응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증가세와 고환율 부담, 물가안정의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전 마지막 구간) 확인까지 감안해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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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마트의 한 커피 매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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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3분기냐…4분기냐

전문가들의 금리인하 예상 시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pivot·통화정책방향 전환)이 예상되는 9월을 기점으로 반반으로 갈렸다. 12명 중 6명씩 각각 3분기와 4분기를 예상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에서, 내수부진이 가시화되면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3~4분기에는 국내 물가상승률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환율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하를 단행하기 어렵겠지만, 2분기 성장률과 소비 지표가 둔화하는 것 등이 확인되면 조기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7월 금통위 이후에는 방점이 환율에서 내수침체로 방점이 옮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확산, 환율 안정과 함께 한은의 금리인하 요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중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씩 1~2회 내릴 것으로 봤다. 5명이 1회, 7명이 2회를 예측했다. 연말 금리 수준 중간값은 3.00%다. 내년말 금리 수준 중간값은 2.50%로 집계됐다. 급격한 인하보다는 점진적이고 완만한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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