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에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AFP = 연합뉴스] |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1인자의 최측근을 제치고 ‘개혁파 대통령’이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서방과의 대립으로 수십 년 간 지속된 경제난에 지친 국민들의 울분이 표출됐다는 평가다. 미국은 그러나 이란의 통치 구조를 감안하면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이란 내무부는 대선 결선투표가 잠정 완료된 결과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70) 후보가 1638만4000여 표(54.8%)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양자 대결을 펼쳤던 보수 성향의 사이드 잘릴리(59) 후보와는 약 10% 포인트(285만표) 차이의 승리다.
지난 5월 불의의 헬기사고로 세상을 떠난 에브라임 라이시 대통령 후임 후보들이 물망에 오를 때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대선 후보 6인 가운데 유일한 개혁 성향이었던 페제시키안 후보는 이란 최고지도자가 장악한 헌법수호위원회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끼워넣은 후보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더니, 결선 투표에서도 결집한 보수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깜짝 당선의 배경은 50년 가까이 이어진 경제난과 생활고, 여전히 확고한 이란의 율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촉구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모았고, 미국과의 핵합의 복원, 히잡 단속 완화를 비롯한 혁신적인 공약에도 표가 쏠렸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는 기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 이란 정치구조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제한적이고,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페제시키안 후보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공개적으로 맹세한 바 있다.
당선이 확정되자 하메네이는 “페제시키안이 라이시 순교자의 길을 따르길 바란다”면서 “국가의 젊고 혁명적이며 충실한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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