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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정부, 한국은행서 상반기 91조 빌려…일시차입금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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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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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 상반기 일시적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려 쓴 돈이 누적 91조6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일시차입금 규모로, 법인세 등 국세수입 감소와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이 배경이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 의원(조국혁신당)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6월말까지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대출금’(정부의 일시차입금)은 91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4조4천억원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원 세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보다도 올해 상반기 일시 차입금 규모가 더 크다. 올 상반기까지 일시차입금액은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한은 일시 차입금 제도란 세입과 세출 간 시차로 인해 발생하는 일시적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사용하는 자금 조달 수단이다. 흔히 정부의 ‘마이너스 통장’으로도 불리며, 올해 빌린 돈은 내년 1월 중순까지 모두 상환해야 한다. 정부는 6월말까지 빌린 돈 가운데 71조7천억원 갚아, 19조9천억원이 잔액으로 남아있었다. 6월말 기준 일시차입금 잔액 역시 지난해에 견줘 4조원 많다. 올 상반기 한은에 돈을 빌려 쓰는 대신 내게 된 이자는 총 1291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통상 상반기에는 쓸 돈에 비해 들어온 돈이 적어 어느 정도의 일시차입금과, 또다른 재정 조달 수단인 재정증권 발행 등을 활용한다. 그러나 올해 일시차입 금액이 특히 큰 것은, 지난해 경기 둔화 여파로 법인세 등 국세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경기 방어를 위해 상반기 재정 지출을 몰아서 했던 점도 일시차입금 사용액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5월까지 걷힌 국세는 총 15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9조1천억원 적었다. 지난 4월까지 ‘신속집행 관리대상’(인건비, 기본경비 등 신속집행이 어려운 사업을 제외한 사업)으로 추려진 중앙정부 사업에서의 집행액은 122조7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조8천억원 많았다. 재정 집행률(신속집행 관리대상 사업 연간 총예산 대비 4월까지 집행액) 기준으로도 올해가 지난해보다 4.5%포인트 높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월 ‘2024년도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대출금 한도 및 대출조건안’을 의결하며, ‘일시대출금 평균잔액(평잔)이 재정증권 평잔을 상회하면 안 된다’는 부대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일시차입은 재정증권 발행과 달리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고, 한국은행 발권력을 직접 동원하는 탓에 인플레이션 잠재 요인도 될 수 있단 점을 고려해 과도한 사용을 제한해둔 것이다. 6월말까지의 일시 차입금 평잔은 7조2천억원으로, 재정증권 평잔 11조1천억원보다 적다. 차규근 의원은 “평잔 조건은 맞췄지만 누적 일시차입금액은 상반기 재정증권 발행 규모(40조8천억원)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며 “재정증권 발행을 우선하라는 국고금 관리법 등 취지에 맞춰 빈번한 일시 차입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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