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지력 문제 없다더니…이번엔 인터뷰 '사전 조율' 폭로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브랜디와인 가톨릭교회 성 요셉 성당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묘비 사이를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인지력 저하 의혹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전에 조율한 질문으로 라디오 인터뷰를 했다고 CNN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캠프측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것은 사전 녹음을 통해 4일 전파를 탄 이 두 건의 인터뷰다. 그 중 하나는 위스콘신주 전역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에서 얼 잉그럼의 진행으로 이뤄졌고, 또 다른 하나는 필라델피아 라디오 방송사 WURD의 프로그램에서 앤드리아 로플-샌더스가 진행했다.

이번 라디오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후보 TV 토론으로 불거진 81세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에 대한 우려와 후보직 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 가운데 하나로 이뤄졌다.

두 인터뷰의 진행자는 6일 CNN 방송에 나와 ‘두 인터뷰의 질문이 이상할 정도로 비슷한데 백악관이나 바이든 선거 캠프가 이들 질문을 줬거나 두 사람이 인터뷰 전에 질문지를 제출해야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로플-샌더스는 “질문들을 내게 보내왔고, 나는 동의했다”고 답했다. ‘백악관이 인터뷰에 앞서 당신에게 그 질문들을 보냈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질문받은 로풀-샌더스는 “그렇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나는 몇 개의 질문을 받았다. 8개였다”며 “선택된 4개 질문이 내가 동의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후 “나는 결코 특정 질문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았다”면서 필라델피아 흑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들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캠프 보좌관들은 제안된 질문들은 백악관 당국자가 아닌 자신들이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잉그럼도 ABC 뉴스에서 “그렇다. 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할 질문 일부를 받았다”면서 5개 질문을 받았고 그중 4개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가 물어보길 원했던 모든 것을 그에게 질문할 기회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캠프의 로런 힛 대변인은 “인터뷰 대상자가 선호하는 주제를 공유하는 것은 전혀 드문 관행이 아니다”라면서 사전에 주제에 합의하는 것은 인터뷰의 전제 조건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캠프가 보낸 질문들은 “그날의 뉴스와 관련이 있는 것들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이번 토론과 그가 미국 흑인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들 질문에 동의하는 것을 인터뷰 조건으로 하지 않았으며, 진행자들은 항상 청취자들에게 알리기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질문을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캠프는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대본이 없는 상황에서 실수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개 행사 참석 시 심하게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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