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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설마 내 차도?”…불안한 운전자들, ‘이것’ 찾는다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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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인정 건수 ‘제로’…페달 녹화가 중요 증거

업체 주간 인기 상품 10개 중 1·2위가 해당 제품

“문의 전화 100배나 늘어…판매량은 300% 증가”

운전자 스스로 보완책 마련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

도심 내에서 연이어 발생한 교통사고로 자동차 급발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일보

블랙박스 판매업체에 페달 블랙박스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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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자동차에 페달 블랙박스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급발진 대처법을 숙지하는 등 각자만의 방식으로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7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근 시청역 역주행 사고 등 급발진을 주장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한 이후 블랙박스 판매업체에 페달 블랙박스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페달 블랙박스란 액셀, 브레이크 등 운전석 하단의 페달을 녹화하는 블랙박스다.

국내에서 아직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없는 만큼 페달 블랙박스 영상은 운전자가 액셀을 밟지 않았다는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지난 5일 기준 한 블랙박스 판매업체의 온라인 판매사이트에는 주간 인기상품 10개 품목 중 1, 2위에 페달 블랙박스 상품이 올라와 있었다. 상품 설명에는 '차량의 급발진 상황을 촬영할 수 있는 블랙박스'라고 적혀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기존보다 100배 가까이 늘었다"며 "아직 국내에서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없어서 사고가 났을 때 증거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들 구매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사고 이후에 (페달 블랙박스) 판매량이 300% 정도로 늘었다"며 "스마트 기술이 장착된 최신식 차량의 운전자들이 주로 페달 블랙박스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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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의심사고 중 실제 급발진 인정을 받은 사고는 단 1건도 없는 현실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뉴시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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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검색량 증가가 수치로 확인되기도 했다.

검색량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시청역 역주행 사고 직전 0이었던 '페달 블랙박스'의 관심도 지수(최대 100)는 시청역 사고 당일인 7월1일부터 5일 연속(12 → 59 → 66 → 86 → 100) 증가했다.

이외에 자동차 전문가들의 영상을 통해 급발진 대처법을 익히려는 시민들도 눈에 띈다. 온라인에 올라온 각종 '급발진 대처법' 영상에는 시청역 사고를 접한 뒤 급발진 대처법을 알아보고 있다는 반응이 달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급발진 신고 236건 중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차량 결함 입증에 대한 책임은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에게 있다. 수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의 오작동, 결함을 일반인이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걸 입증하기 위해서 전문가의 감정 등을 받는 데에도 비용도 굉장히 비싸고 그럴 수 있는 전문가들도 독립적인 전문가가 굉장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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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택시 페달 블랙박스 영상 캡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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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입증 책임들을 원고가 지는 구조상으로는 현실적으로 배상을 받는 것도 어렵고,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

전문가들은 사고기록장치 EDR도 급발진 증명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로서는 '페달 블랙박스'를 직접 찾고, 운전자 스스로 보완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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