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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주님이 내려오라면 사퇴"…인지력 논란엔 "매일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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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ABC 뉴스 인터뷰에서 진행자 조지 스테파노폴로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A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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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을 향해 거세게 일고 있는 대선 후보 사퇴론과 관련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최고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또 고령으로 인한 인지 능력 저하 논란에 대해서는 “매일 검사를 받는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개된 ABC 방송 인터뷰에서 “주님께서 사퇴하라고 하기 전까지는 안 하겠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어 “나보다 대통령이 되거나 이번 선거에 승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재임 중 자신의 정책 성과를 열거했다. 그는 “결실을 볼 수 있는 중동 평화 계획을 마련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를 확장했으며, 경제를 활성화한 사람”이라며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면 경기가 후퇴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임 중 성과와 관련해 “일본이 국방 예산을 확대했고, 한국을 방문해서는 미국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그는 병적인 거짓말쟁이”라며 “TV 토론에서 28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인지 능력 검사를 받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면서 “누구도 내게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늘 영국 신임 총리와 통화했고 매일 국가 중대사를 결정한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정신적ㆍ육체적 능력이 충분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이 나라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출마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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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셔먼중학교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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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는 확신이 들면 물러날 것이냐’는 물음에는 “전능하신 주님이 내려와 그렇게 하라고 할 때만 물러나겠다. 하지만 전능하신 주님은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하원과 상원 선거도 질 거라는 민주당 안팎의 우려를 들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TV 토론에서 부자연스러운 얼굴에 여러 차례 기침을 하고 수초간 멍한 표정을 보여 고령에 따른 건강 우려를 일으킨 데 대해 “당시 심한 감기에 걸렸다. 나는 아팠다”며 “나쁜 밤을 보냈을 뿐”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TV 토론 이후 트럼프에 상당 수준으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믿지 않는다.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연방 하원의원들의 공개적 사퇴론이 분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상원에서 마크 워너 의원이 ‘바이든 후보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의원들을 모으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묻자 “견해는 다르지만 그는 좋은 사람이다. 그를 존중한다”고만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추가 TV 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선 “지금 약속하다.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 녹화 직후 취재진과 만나 후보 사퇴 가능성을 묻는 말에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거듭 일축했다. 자신이 왜 최선의 후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이전에도 트럼프를 이겼기 때문”이라고 했으며, ‘그건 4년 전 일 아니냐’는 후속 질문에는 “당신은 모든 문제에 있어 틀렸다”고 했다.

이날 ABC 방송을 통해 공개된 22분 인터뷰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TV 토론 때만큼 자신의 생각을 완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그는 젊은 상원의원 때처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민주당이 4년 전 트럼프를 꺾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던 정치인도 아니었다”고 평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바이든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힘을 보여줄 것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터뷰는 그렇게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워싱턴=김형구ㆍ김필규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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