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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밀착에 ‘화들짝’… 모디 인도 총리, 푸틴 만난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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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일 이틀 일정으로 모스크바 방문

“러가 中에 기우는 것 견제하는 차원”

중국과 러시아가 반미, 반서방을 기치로 내걸고 강력히 결속하자 자극을 받은 걸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해 눈길을 끈다. 중국과 영토 분쟁으로 전쟁까지 치른 인도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은 단연 경계 대상 1호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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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2021년 12월 푸틴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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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크레믈궁은 모디 총리가 8, 9일 이틀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 기간 푸틴 대통령과 만나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모디 총리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 참석했을 뿐 모스크바에 가진 않았다. 모디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은 9년 전인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모디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2022년 9월 이후 약 1년10개월 만이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양국의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데 인도도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마침 지난 3, 4일 이틀간 카자흐스탄에서 SCO 정상회의가 열렸다. 최근 3연임에 성공한 모디 총리는 챙겨야 할 다른 일정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SCO 정상회의에 불참하고 대신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부 장관을 보냈다. 그런데 모디 총리가 빠진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따로 만나 진한 우정을 과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 관계가 역사상 최고의 시기를 맞았다”며 우크라이나 침략 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자국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러시아가 (미국의) 패권주의에 반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인도가 보기에 중·러 밀착은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영토 분쟁 등을 통해 인도 안보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가상 적국’에 해당한다. 중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과정에서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1990년대 초를 기준으로 인도 육군이 쓰던 무기의 70%, 공군은 80%, 해군은 무려 85%를 러시아가 공급했다. 이후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의 도입을 줄이며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등으로 무기 구입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으나 인도군에서 러시아 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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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제24차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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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사회가 단행한 대(對)러시아 경제제재에 인도가 동참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도는 서방 국가들의 만류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산 석유를 계속 수입하는 중이다.

모디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러시아가 중국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도와 러시아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군사적·경제적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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