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9 (화)

주차장 3칸에 장난감車 떡하니…치운 경비원 ‘1000만원 벌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국 동부 저장성에 사는 한 남성이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아들의 장난감 자동차를 치운 경비원들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일보

아파트 지하주차장 3칸에 장난감 자동차 3대가 주차돼 있는 모습. (X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저장성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자오씨는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장난감 자동차를 치운 경비원과 부동산 관리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오씨는 자신의 아파트 공동 지하 주차장에 주차 공간 3개를 샀다. 하지만 그는 차량을 보유하지 않아 한동안 빈 공간으로 남겨놨다.

이후 입주민이 늘어나며 그의 주차장 자리를 다른 주민들이 이용하게 됐고, 자오씨는 자신이 구매한 주차공간을 지키기 위해 자오씨는 아들의 장난감 자동차를 세워뒀다. 이를 본 주민들은 “이기적이고 낭비적인 행동”이라며 항의했지만 자오씨는 이 같은 행동을 계속했다. 주민들의 민원에 아파트 관리소 측에서 보상금을 제안하며 장난감 자동차를 치워줄 것을 요구했지만 자오씨는 응하지 않았다.

그는 “합법적으로 구입한 내 주차공간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관리소 측은 건물 경비원들에게 장난감 차를 치우라고 지시했고, 이에 경비원들이 장난감 차를 치우는 과정에서 일부 파손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격분한 자오씨는 경비원들을 고소하고 보상을 요구했다. 그는 “이 장난감 자동차들은 평범한 장난감이 아니라 값비싼 한정판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아파트 관리 회사가 법을 위반하고 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자오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회사가 자오씨에게 약 6만 위안(약 1100만원)을 보상하고 앞으로 간섭 없이 주차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주민들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주차 공간을 더 확보하라”고도 권고했다.

해당 판결을 누고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어떤 이는 “경비원 한 달 월급이 2000~3000 위안인데 6만 위안을 배상하라니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다”거나 “비어있는 동안 자리 양보하면 좋았을 것 같다”라며 남성을 비판했다. 반면 “주차 공간을 샀으니 이 권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재산권을 침해한 게 맞다” 등 의견도 있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