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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극우는 안돼" "무슨 소리"…프랑스 총선 과열에 폭력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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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주말 총선 2차 투표를 앞두고 극우와 기존 정당들의 대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후보자와 선거 운동원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극우 정부를 막기 위해 다른 정당들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손을 맞잡은 가운데 극우 국민연합(RN)은 의회 제1당에 등극하겠지만 과반 의석 확보까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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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 대변인 프리스카 테브노와 그의 선거 운동원들이 파리 외곽에서 청년들의 공격을 받아 경찰이 출동했다. 사진에선 테브노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다./사진=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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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분위기 과열…후보자 공격 잇따라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제럴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오는 7일 총선 2차 투표의 결과를 둘러싸고 극우나 극좌를 중심으로 난동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파리에 경찰 5000명을 포함해 전국에 경찰 3만명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1차 투표 후 프랑스에선 과열된 선거 분위기를 보여주듯 폭력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3일 저녁엔 정부 대변인이자 범여권 소속 후보인 프리스카 테브노가 파리 서쪽 오드센에 있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선거 운동원들과 선거 벽보를 붙이던 중 한 무리의 청년들에게 집단 폭행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청년들이 테브노를 둘러싸며 위협하고 이후 경찰이 출동한 모습 등이 공유됐다. 테브노는 현지 매체에 청년들이 벽보를 훼손해 문제를 제기하자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의 선거 운동원 중 한 명은 팔을 다쳤고 다른 한 명은 스쿠터에 치여 부딪혀 턱이 부러졌다. 이 사건으로 10대 청소년 3명과 20세 남성 1명이 체포됐다.

극우 후보 역시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RN 소속 마리 도시 후보는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 인근 시장에서 선거 운동 중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RN과 손잡은 공화당의 니콜라 콩쾨 후보는 동료와 함께 있던 중 시민이 던진 계란에 맞았다.

프랑스 선거에서 RN의 돌풍이 사실이긴 하지만 인종 차별과 소수자 혐오 확산 등을 우려해 극우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작지 않다. 3일 저녁엔 노동조합과 시민 단체 소속 수천 명이 참여한 극우 집권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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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극우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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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제1당 확실시…과반 득표는 어려울 듯

긴장된 분위기는 2차 선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차 선거를 앞두고 나온 여론조사에선 RN이 의회 제1당에 오르겠지만 과반 의석 확보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프랑스 일간지 레제코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RN은 전체 577개 의석 가운데 205~23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과반(289석)에 못 미치는 것이자 1차 투표 후 추정됐던 230~305석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좌파 연합이 145~175석을,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앙상블이 130~162석을 가져가리란 전망이다.

이는 후보 단일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BBC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선 RN 소속 39명을 포함해 과반 득표로 76명이 당선을 확정 지었다. 나머지 501석은 2차 투표에서 결정되는데 RN과 상대하기 위해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무려 217명이 물러났다. 3자 구도를 형성하면 표가 분산돼 RN만 유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만약 과반 정당이 안 나온다면 어느 정당도 정부를 단독 구성할 수 없어 혼란과 교착에 맞닥뜨릴 공산이 크다. RN의 실질적 리더인 마린 르펜은 RN이 당선 의원들과 우파 연합정부를 꾸릴 수 있다고 했으나 협조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RN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앙상블과 좌파가 연정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신은 과반 정당이 없는 의회가 프랑스의 불확실성과 분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교착과 저조한 성장으로 유로존 2대 경제국인 프랑스의 투자 매력도 떨어질 수 있단 지적이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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