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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신 나간” 논란 빚은 韓美日 ‘동맹’ 표현 ‘안보협력’으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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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병주(단상 왼쪽에서 셋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말한 뒤 이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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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회 대정부질문 파행 사태의 발단이 됐던 국민의힘 논평문 속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국민의힘이 5일 “한·미·일 안보 협력”으로 바로잡고 사과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국민의힘의 논평문 정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한·미·일 군사 협력의 폐기를 요구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6월 2일 자 북한 오물 풍선에 대한 논평 제목에서 ‘한·미·일 동맹’ 표현을 ‘한·미·일 안보 협력’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호 대변인은 “고도화된 북핵·미사일 도발과 북·중·러의 밀착에 대응해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8월 전례 없는 수준의 안보 협력에 합의했으나, 이는 유사시 자동 개입 등을 뜻하는 ‘동맹’과는 다른 의미”라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이다. 실무적 실수로 정확하지 못한 표현으로 혼동을 드린 점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일 호 대변인은 북한이 우리 측으로 오물 풍선을 보내오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북한의 비이성적이고 저열한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특히나 오물을 담은 풍선을 띄워 보내는 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상식 이하 수준의 저열한 행동이며 국제사회의 비웃음과 고립만 초래할 뿐”이라는 내용의 논평문을 발표했다. 논평문에서 호 대변인은 “오늘(6월 2일) 한·미·일 국방장관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3국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고, (3국 국방장관은) 북한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과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을 점검하는 동시에 3자 간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추가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이 논평문의 제목이 “계속되는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할 뿐입니다”라고 돼 있었다. 이를 두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의 대정부 질문 시간에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김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날 대정부 질문이 중단됐다.

대정부 질문 파행 사태는 하루 뒤인 3일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본회의에서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국민의힘도 5일 논평문을 수정하고 사과했다.

조선일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의 ‘한·미·일 동맹’ 표현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규백, 추미애, 김병주, 박선원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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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 의원을 비롯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해명이 가관”이라며 “국민의힘이 실무자 실수라고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하는데, 국민의힘의 논평은 국민의힘 공식 입장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책임 있는 국민의힘 대표가 사과하고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안규백 의원은 “국민의힘은 한 달 동안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수정하지 않다가 김 의원이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강력하게 항의하니 오늘 아침에야 수정했다”며 “본심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한·미·일 군사 협력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했다. 추미애 의원은 “단순히 대변인실이 논평문의 말을 바꾸는 것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실제 군사 훈련을 동맹처럼 하고 있는 것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박선원 의원은 “6월 초 (한·미·일 국방장관들이) 샹그릴라 회담에서 연말에 한·미·일 군사 협력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는데, 국방장관은 이제라도 한·미·일 군사 협력 제도화를 바로잡고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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