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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성과급 58억 달라” “말도 안된다”...반포 재건축 ‘뜨거운 감자’ 곳곳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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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15차 조합 대의원회서
조합장 성과급 58억 지급 의결
“개발이익 확정도 안됐는데”
조합원들 반발 속 총회 상정

서초 원베일리 조합서도 갈등
‘지급 금지’ 강제성 없어 소송도


매일경제

래미안원펜타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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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일대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서 조합장 등에게 잇따라 수십억원 대 성과급 지급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 종료와 조합 해산을 앞두고 조합장과 임원에 공로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적 포상을 지급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갈등도 곳곳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를 열고 조합장에게 성과급 58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조합장의 노고와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 등이 지급 사유다. 조합은 오는 19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성과급 관련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조합은 “조합장은 조합 내분이 극심했던 2017년에 취임해 재건축부담금 면제, 삼성물산으로 시공사 교체, 후분양 성공 등 사업을 어려운 여건에도 훌륭히 추진해 약 5800억원 이익을 창출해 조합원에게 배분했다”며 “조합장이 사업에 이바지한 공로로 개발이익의 1%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장 성과급 지급에 반발하고 있다. 신반포15차 조합은 대우건설과의 시공사 계약해지 관련 소송이 끝나지 않은데다 사업이 청산하려면 시간이 아직 걸리는데 거액의 성과급을 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단지는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정했다가 공사비 증액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기자 2019년 삼성물산을 새 시공사로 뽑았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해 이긴 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일반분양 가격이 3.3㎡당 6736만원으로 확정됐는데 조합이 추진하던 가격(3.3㎡당 7500만원)보다 낮게 나오면서 사업성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한 조합원은 “사업을 종료하기까지 처리해야 할 사안이 많이 남았는데 개발이익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과급을 결정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조합장 성과급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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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조합장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다른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조합(래미안 원베일리)는 최근 해산 총회 안건으로 조합장에게 성과금 1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자 일부 조합원들은 성과급 지급이 부당하다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위한 비용 모금에 들어갔다.

경기 안양시 비산초교 주변을 재개발한 평촌 엘프라우드에서는 조합장에게 50억 원 규모 성과급 지급을 추진했다가 조합원 반발로 무산됐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5구역은 지난해 조합장에게 12억원, 임원 6명에게 각각 1억2000만원 등 모두 24명에게 32억9000만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는데 반발이 심했다.

서울·수도권 정비사업장 조합장에게 주어진 성과급은 국내 건설사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2023년 기준 12억100만원)나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2023년 기준 6억4700만원)와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이다.

성과급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다. 서울시의 경우 2015년 ‘정비사업 조합 등 표준 행정업무 규정’을 개정해 조합 임원에 별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다.

2020년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아크로리버파크)이 추가이익금의 20%를 조합 임원들에 대한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가 소송이 제기됐고, 대법원은 해당 임시총회 결정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성과급이 신의성실 원칙이나 형평에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는 취지였다. 조합 임원들은 결국 추가이익금의 7%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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