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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전공의 공백 5개월…공공의대법·간호법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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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간호법안 당론 채택…의협, 국회에 반대 의견서 제출

공공의대법 정부도 의료계도 반대…文정부서도 의사 반발에 좌초

뉴스1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6.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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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의정 갈등이 5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제 22대 국회가 간호법, 공공의대법 등 의료계 쟁점 법안들을 다시금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따르면 의협은 최근 여야가 발의한 간호법안에 대해 강력 반대한다며 즉각 폐기를 요청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의협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에 간호법안이 발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달 19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20명의 의원이 간호법안을, 다음날인 20일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 108명의 의원이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안'을 각각 발의하고 모두 당론으로 채택했다.

당은 다르지만 두 법안의 골자는 같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강선우 의원안의 경우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자료수집·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건강증진활동 기획과 수행·간호조무사 업무보조 지도'로 규정했고, 추경호 의원은 이에 더해 '의사·치과·한의사 지도 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는 진료지원(PA) 업무 내용을 추가로 담았다.

의협은 이 법안들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간호사에 의한 불법의료행위 조장 △헌법상 포괄위임 금지원칙 위배 △전문간호사에 의한 무면허 의료행위 허용 △간호사들에 의한 불법 의료기관 개설 조장 △간호인력 수급의 급격한 왜곡 초래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김미애 의원을 만나 간호법 제정안들에 대해 "헌법상 포괄위임 금지원칙에 위배되며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들어 간호사의 불법의료행위를 조장하는 등 의료체계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한 빅5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떠난 뒤 전임의들이 그 공백을 잘 메꿔주고 있지만 솔직히 PA간호사들이 아주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해주고 있어서 버틸 수 있는 것"이라며 "환자 만족도도 높아 법적인 근간이 마련된다면 인력 체계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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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들과 경실련, 보건의료노조 등 시민사회단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공의대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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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공공의대법이라고 불리는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도 핫이슈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 위원들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노조, 의료산업노련 등 각계 단체 대표자들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대법 제정을 촉구했다.

공공의대법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의결하기도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법안이다. 이날 박희승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도 박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71명이 뜻을 모았다.

법안의 골자는 국가와 지자체가 공공의료대학·대학원을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밑바탕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 법안에는 공공의대 신입생의 60% 이상을 대학 설립 지역 고교 졸업자·거주자로 선발하고, 졸업생은 10년간 의료취약지 소재 기관에서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희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은 2000명이라는 숫자만 남았을 뿐 공공·필수·지역의료 관련 인력의 증원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정부와 여당은 위기의식을 갖고 공공의대법 통과를 위해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목포가 지역구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의원 20명과 함께 '지역 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엔 의대 신입생 선발 시 지역의사 선발 전형을 통해 지역 의료에 종사할 학생을 선발하고 졸업 후 10년간 의료 취약지 등에서 의무복무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공공의대법은 정부 여당은 물론 의료계도 반기지 않는 법안이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4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공공의대법은 학생 선발이나 의무 복무 등 다양한 쟁점이 있다"며 "지역이나 진료과목 불균형을 해소한다든지 공공병원 의사를 확충한다든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현재 의대 정원이나 지역인재 전형 선발을 확대하고 의료개혁 4대 과제를 추진하면서 상당 부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법안이 상정되면 국회에서 정부의 입장을 잘 설명해 드리겠다"며 난감한 입장을 드러냈다.

의료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2020년 문재인정부당시에도 공공의대 신설을 추진한 적이 있었으나 의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좌초된 바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올라갔지만 여당의 반대로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관련 법안이 보건복지위를 통과했을 때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성명을 내고 "거주지·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성 논란이 있을 수 있고, 10년간 의무복무 기간 이후에는 필수·지역의료의 이탈이 생길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 의대 교수는 "현재 있는 지방국립대병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판국에 공공의대를 만든다는 건 언발에 오줌누기"라며 "지방 국립의대와 병원에 와서 얼마나 열악하고 힘든 상황인지 뜯어봐야 한다. 또 졸업시킨다 한들 수련을 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되는지도 제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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