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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채상병 특검법' 필리버스터에 이화영 판결문 낭독...주호영 "제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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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중 의원들을 향해 손뼉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2024.7.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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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처리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찬반 토론) 중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판결문을 낭독하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항의가 쏟아졌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국회법을 들어 "발언을 제지할 권한이 없다"며 토론을 이어가도록 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 나서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안을 발의하고 초광속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속내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한 사람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아셔야 할 때"라며 "재판과 사법리스크에 쏠린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야권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상정되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처리에 반대하며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곽 의원은 유상범(국민의힘)·박주민(민주당)·주진우(국민의힘)·신장식(조국혁신당)·박준태(국민의힘)·서영교(민주당) 의원에 이어 이날 7번째 토론 주자로 나섰다.

곽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시작한지 약 30분이 지나는 시점에 지난달 7일 수원지법에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선고된 1심 판결문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 전 지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9년6개월과 벌금 3억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최근 이재명 전 대표가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으로 하여금 경기도가 지급키로 한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를 대납하게 했다고 보고 이 전 대표를 제3자뇌물죄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검찰이 또 다시 야당 탄압, 대통령의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곽 의원의 판결문 낭독은 이날 두 시간 넘게 진행됐다. 곽 의원의 판결문 낭독이 지속되자 민주당 등 본회의장 야당 의석에서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된 걸 하라' '이게 특검이랑 무슨 상관인가'란 고성이 쏟아졌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순직해병 특검법을 두고 필리버스터를 한다더니 대북송금 사건 이화영 판결문을 읽고 있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라며 "명백한 국회법 위반임에도 의장을 대리하는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은 방임중"이라고 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국회법 102조를 들어 이같은 판결문 낭독에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법 102조는 의제와 관계없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노 원내대변인은 "자신들의 반대 이유도 설명 못하는 수준이 민망하지만 이런 방식이 정치적으로 이득이라 판단하는 수준은 더 민망하고 안쓰럽다"고 적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했지만 주 부의장은 국회법 106조를 들어 "저에게는 발언을 제지할 권한이 없다"며 곽 의원의 발언을 지속시켰다.

국회법 106조의 2 제1항에 따르면 '의원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이 법의 다른 규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아니하는 토론을 하려는 경우에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서명한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의장은 해당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 부의장은 "(국회법 106조상) '이 법의 다른 규정에도 불구하고'란 말이 시간만 제한한 것이란 설이 있고 내용은 제한하지 않는다는 설이 있다"며 "사회를 보는 제 입장에서 (발언) 내용 여부를 심사해서 일일이 제지할 수 없다. 그 때마다 '관련 있다, 없다'로 시비가 붙을테고 사회를 볼 수가 없다. 이 부분은 입법으로 다시 정리할 사항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이 회의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할 의무가 있다"며 "앞으로 (입법 정리 논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해달라"며 "저로서는 의원이 발언하는데 확실치 않은 권한을 갖고 중지시킬 권한이 없으니 경청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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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2024.07.04.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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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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