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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트럼프에 더 밀리고, 사퇴 요구 잇따라도… 바이든 '마이웨이'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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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 부진 뒤 트럼프 우세 강화
민주 연방 의원, 두 번째 포기 촉구
백악관이 하차설 일축… 설득 박차
한국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 명예 훈장 수여식 연설을 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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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지가 대선 후보 첫 TV 토론을 망친 뒤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멀찍이 달아나고, 사퇴를 요구하는 여당 의원이 속출하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며 하차를 거부하고 전방위 설득을 시작했지만 내홍은 여전하다.

바이든 41%, 트럼프 49%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가 확인된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TV 토론 뒤에도 그의 지지율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는 게 바이든 재선 캠프 입장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캠프가 3일 결과를 공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이달 1, 2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2%를 기록, 트럼프 전 대통령(43%)에게 1%포인트 밀렸다. 여전히 박빙 승부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미국 언론들의 조사 결과와는 온도 차가 있다.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 조사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 41%, 트럼프 전 대통령 49%로 차이가 꽤 컸다. 토론 전(지난달 20~25일) 6%포인트였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도 48% 지지율을 기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2%에 머문 바이든 대통령과의 간격을 6%포인트로 벌렸다. 올 2월에만 해도 두 후보 간 격차는 2%포인트(바이든 45%, 트럼프 47%)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안은 두 흑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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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호컬(가운데) 미국 뉴욕 주지사가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웨스 무어(왼쪽) 메릴랜드 주지사, 팀 왈즈(오른쪽)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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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진영 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친(親)민주당’ 신문인 NYT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재차 사퇴를 주문했고, NYT에 이어 유력 일간지인 보스턴글로브가 이날 도전 포기를 종용하는 사설을 실었다.

당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전날 신호탄을 쏜 로이드 도겟(텍사스)에 이어 하원 민주당에서 용퇴를 공개 요청하는 의원이 또 등장했다. 움직임이 더욱 커질 조짐도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민주당 하원 인사들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초안이 의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내에서 나오기 시작한 대체 후보 얘기도 바이든 대통령은 불편하다. 자신의 사퇴가 전제이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후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다. 지금껏 모은 선거 자금을 고스란히 승계할 수 있는 데다 국정 경험도 주지사들보다 낫다는 게 워싱턴포스트 평가다. 본인은 사양하고 있지만 전날 로이터통신 조사에서 10%포인트 넘는 지지율 격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돌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여전하다.

해리스 “대통령이 이끄는 대로”


하지만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 하차설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화 회의에 예고 없이 참석해 “나는 민주당 리더이며 누구도 나를 밀어내지 못한다”며 완주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이 자리에서 “우리 대통령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당 핵심 접촉 행보도 본격 개시됐다. 전날 밤 상·하원 지도부와 통화한 데 이어 이날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20여 명의 당 소속 주지사들과 1시간가량 대면·화상으로 만났다. 승리를 위해 출마했다고 밝힌 바이든 대통령에게 참석자들은 지지를 약속했다고 NYT 등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부터 언론 인터뷰와 경합주 유세, 기자회견 등 여론전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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