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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돌아선 신동국’, 한미 모녀 매매대금 1644억원…상속세 리스크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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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지난 5월 오후 한미사이언스 임시 이사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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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매도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3월 경영권 분쟁 당시 장·차남 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대표이사 손을 들었던 신 회장이 돌연 송 회장, 임 부회장 측에 서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재점화 됐다.

특히, 과거 OCI와의 통합 추진 목적 중 하나가 거액의 상속세 부담 해결이었던 만큼, 총수 일가가 상속세 부담에서 벗어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4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송 회장은 자신이 가진 814만 주 가운데 394만여주, 임 부회장은 713만 주 가운데 50만주 등 모두 444만여주를 신 회장에게 매도하고 1644억여원을 받기로 전날 계약을 체결하고 공시했다.

대금을 모두 치르고 주식을 이전받는 거래종결일은 오는 9월 3일로 일단 정했다.

한 주당 가액은 3만7000원으로, 3만원대 초반인 전날 시세보다는 높지만,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올해 초 주가 5만원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송 회장 측이 이번 거래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힌 만큼 이번 매매 대금은 대부분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사용될 전망이다.

2020년 8월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분 상속에 따라 부과된 상속세는 모두 5400억원이다. 송 회장 등은 이를 5년간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기로 하고 지난해까지 절반을 납부해,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 3년간 27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상속 당시 임 회장의 지분을 송 회장과 세 자녀가 각각 2:1:1:1 비율로 나눠 상속했기에, 상속세 납부 비율도 이에 준해 송 회장은 약 1080억원, 세 자녀는 각각 약 540억원 규모 잔여 세금을 2026년까지 납부해야하는 셈이다.

결국 1644억원이라는 이번 거래 규모를 볼 때,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거래 당사자인 송 회장과 장녀 임 부회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금을 모두 마련하는 셈이다.

다만, 임종윤ㆍ종훈 형제의 경우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올해 상속세 분납분을 이미 납부해 300억원대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임 이사의 나머지 상속세를 포함해 9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두 형제의 상속세 재원 마련 방법은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상속세는 상속인간 연대세라 한 상속인이 납부하지 않으면 다른 상속인이 부담을 지게 되는데 과거 송 회장이 가족 화합을 전제로 형제의 상속세를 부담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 거래로 확보한 자금으로는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앞서 송 회장과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등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일가는 지난 5월 30일 “합심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송 회장과 신 회장이 의결권 공동행사를 통해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것 등과 관련해 임종윤 사내이사 측은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어떻게 대처할지에 경영권 갈등의 재연 여부와 상속세 문제의 향방이 달린 셈이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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