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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정청래에 한 말씀…“위원장 본분으로 돌아가세요”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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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보여준 ‘원맨쇼’ 파장이 상당하다. 국민의힘은 국회에 출석한 증인에게 모욕적 언사를 금지하는 내용의 ‘정청래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왼쪽)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법’(방송3법)을 상정해 심의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법사위 진행 등과 관련해 문의하는 도중 개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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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이 그렇듯 상임위원장도 대개 3선 이상 관록의 정치인이 맡는다. 상임위원 간의 다툼을 중재하는 원숙함과 객관성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법사위는 국회의 ‘상원(上院)’으로 불린다. 모든 법안이 법사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 위원장은 설전에 앞장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공개된 법사위 발언 속기록을 분석해보니 총 1만2088개 단어, 4만6686자 가운데 정 위원장이 무려 3538개 단어, 1만4045자를 쏟아냈다. 전체 속기록 분량의 약 30%를 위원장이 점유한 셈이다. 여야 법사위원 18명 중 국민의힘 위원 7명이 35%를 점유했으니 엇비슷한 수준이다. ‘원맨쇼’라 불리는 이유다.

최근 4차 법사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법사위원장과 위원들은 서로 “이름이 뭐냐”며 유치한 신경전을 벌이더니 급기야 누가 공부를 더 잘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위원장이 다툼에 가세하니 누구도 언성을 낮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입만 떼면 ‘일하는 국회’ ‘효능감을 주는 국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새 국회의 모습을 보며 과연 일을 잘한다고 여기는 국민이 있을까. 버젓이 방송으로 보도되고 속기록에 남는데도 불구하고 유치한 말싸움을 이어가는 의원들을 보는 국민들은 효능감 대신 반감만 커진다. 이들을 우리 손으로 뽑았다는 수치심도 ‘덤’으로 얻는다.

회의 중 정 위원장이 가장 많이 한 말로는 “들어가세요”가 있다. 항의차 자리를 이탈한 여당 의원들에게 자리로 돌아가라고 명령하기 일쑤다. 원톱 공격수로 나서면서 개딸 사이에 인기가 급상승했다는 정 위원장께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위원장 본분으로 돌아가세요. 법사위야말로 국회의 얼굴 아닙니까. 열성 당원의 응원에 도취되시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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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근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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