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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尹 탄핵 교두보 위한 법" vs "독립적 수사 담보돼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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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필리버스터… 여야 공방 치열

유 의원 “수사외압 논의 여지 없어”

박 의원 “상관들의 개입이 핵심”

野 서영교 “부끄러운 줄 알아라”

유 의원 “공부좀 하라” 날선 신경전

野, 4일 강제 종료 뒤 표결 나설 듯

“채상병 특검법은 진실규명이 아니라 오로지 대통령 탄핵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법이다.”(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채상병 사망사건은 갈가리 찢어져 있어서 전모 파악이 어렵다. (특검으로) 통합해서 사건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세계일보

‘김병주 발언’ 사과 문제 조율 우원식 국회의장(왼쪽)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불러 “정신 나갔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사과 문제를 놓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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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1번 주자로 나선 유 의원은 민주당을 겨냥해 ‘채상병 사망의 진실규명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고, 2번 주자로 나선 박 의원은 이에 맞서 “채상병 특검법 첫 번째 수사 대상이 채상병 사망사건 그 자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특검 필요성에 대해 관련 사건이 경북경찰청·공수처·군검찰 등에 흩어진 상황을 거론하며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의 집단적 관여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대통령실이 영향을 행사할 수 없는 독립적인 수사가 (특검으로) 담보된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던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했고 국민의힘 신청으로 곧장 필리버스터가 개시됐다. 여야는 번갈아 찬반 토론에 나서 채상병 특검법의 정당성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유 의원은 야권의 채 상병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주장에 대해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자체가 “군사법원법 위반이자 직권 남용한 불법 수사이므로 수사 외압이 논의될 여지조차 없다”며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군 사망 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 행위 재판권이 일반법원으로 이관돼 군사경찰의 수사권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박 의원은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은 다들 아는 것처럼 수사기관이 파악한 대로 보내진 이후에 소위 상관들이 개입을 한 것”이라며 “이것은 개정된 군사법원법 취지를 정면 훼손하고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이날 4시간 16분 반대 토론을 진행했고, 이어 박 의원은 46분여 찬성 토론을 했다. 이후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반대 토론을 이어갔다.

세계일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가운데 의원석이 다소 비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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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중 여야 신경전도 치열했다. 유 의원 발언 중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부끄러운 줄 알라”고 고성을 질렀고, 이에 유 의원도 지지 않고 “서 의원이 부끄러워하세요. 공부 좀 하라”며 맞섰다. 주 의원이 토론 중 “예를 들어 대장동 비리 같은 경우에 일주일이나 열흘 만에 민주당 인사들을 10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러 나오라고 하면 민주당에서 수긍하겠냐”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왜 그런 예를 드냐”며 항의해 토론이 잠깐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채 상병 특검법 상정에 이어 필리버스터가 개시되면서 대정부질문은 무산됐다. 본회의장에서 대기하던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은 퇴장했다.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이번 필리버스터는 4일 오후 4시 전후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버스터는 개시 24시간 이후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 찬성으로 강제 종료 가능하다. 토론 종료 직후 채상병 특검법은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사회 분야 대정부질의가 예정돼 있지만 이 또한 국민의힘이 불참해 ‘반쪽’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의원들이 3일 오후 '채상병특검법안'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릴레이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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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대정부질문 중 ‘정신나간 국민의힘’ 발언으로 본회의가 파행돼 이날 본회의에 상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본회의 시작 전까지만 해도 김 의원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본회의를 거부해오다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직접 유감 표명하기로 하면서 ‘출구’를 찾은 터였다. 전날 대정부질문 중 김 의원은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승환·유태영·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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