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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영국 오늘 총선…“보수당 창당 190년만에 최악 참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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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치러질 영국 조기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14년 만에 노동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줄 뿐만 아니라 1834년 창당 이후 가장 적은 의석을 확보하는 참패를 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서베이션은 이번 총선에서 키어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전체 하원 의석 650석 중 484석을 가져가며 1997년 토니 블레어 전 대표가 거둔 418석이라는 압승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64석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됐다. 5년 전인 2019년 총선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은 전체 651석 가운데 각각 365석과 202석을 얻었다. ‘영국의 트럼프’라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은 7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서베이션은 내다봤다.

당초 올 하반기로 예정됐던 총선을 조기 실시키로 한 수낵의 정치적 승부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며, 심지어 수낵 자신은 100년 이상 보수당에 표를 던져온 자신의 지역구에서조차 패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 등은 이번 선거에서 수낵의 지역구인 노스 요크셔주 중심도시인 리치먼드의 표심이 노동당으로 향할 수 있다고 집중 조명했다. 수낵 총리는 지난 2015년 리치먼드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보수당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친 지난 2020년 이후 줄곧 지지율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수낵 총리는 지난 5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며 반등을 노렸지만, 노동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BBC 여론조사(6월 29일 기준)에서 노동당 지지율은 40%였지만, 보수당은 20%에 불과했다. 여기에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개혁당(16%)이 세를 불리며 보수당의 입지는 더욱 위태로워졌다. 프랑스에 불고 있는 ‘극우 바람’이 이번 선거에서 개혁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보수당의 패배를 예견하며 “유권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난민 등 현재 영국 사회를 고통에 빠뜨린 여러 문제의 책임이 보수당에 있다고 본다”며 “보수층이 개혁당에 눈을 돌리고 있어, 보수당은 심지어 개혁당에도 (득표율에서) 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낵 총리는 마지막까지 보수층 결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2010년 보수당이 집권한 당시보다 현재 영국은 더 살기 좋은 곳이 됐다”며 “지난 몇 년간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모든 이의 삶이 어려워졌지만, 영국은 올바른 길로 나아갔다”고 주장했다. 또 “물가상승률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경제는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실용주의 정당 노선으로 표심을 공략 중인 노동당이 향후 집권하더라도 경제 위기와 무너진 공공서비스 등 영국 사회의 난제를 단기간에 해소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소리(VOA)는 “유권자들은 보수당을 심판하고 싶을 뿐, 노동당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며 “새로운 정부 역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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